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인천시 계양산전통시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6일 인천시 계양산전통시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인천 방문을 두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가까워지는 만큼 거대 양당 간 신경전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 2면>

26일 국민의힘 인천시당에 따르면 윤 당선자는 인천 공약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자 이날 중구 영종도와 계양구 전통시장, 서구 검암역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는 윤 당선자가 지난 3월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첫 번째 인천 방문이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곧바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6월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당선자가 특정 지역을 방문하는 자체가 같은 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이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은 윤 당선자가 방문한 지역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당 지역은 윤 당선자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패배해 민주당세가 강한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윤 당선자는 중구에서 4만1천805표, 계양구에서 8만3천638표, 서구에서 15만4천553표를 얻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중구에서 4만3천942표, 계양구에서 10만532표, 서구에서 17만4천908표를 얻으며 윤 당선자보다 앞섰다.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었던 만큼 윤 당선자의 이번 행보 역시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시당은 지난 25일 논평을 내고 "지역 현안과 공역을 점검하는 일이라면 아직 선거도 치르지 않은 같은 당 후보가 아니라 지방정부 책임자와 관계 부처를 불러 살펴야 맞다"며 "대선 전 정부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추경조차 대통령의 대선 개입입네, 매표행위입네 하며 비판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어 시당은 "공약 이행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없는 보여 주기식 행사에 같은 당 인천시장 후보만을 앞세우는 상황은 ‘인천항 재생을 성공시킬 사람은 유정복’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며 "다른 자리도 아니고 대통령 당선자의 행보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말 한마디로 해명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현직 대통령도 각종 선거를 앞두고 특정 지역을 방문한 사례가 여러 번인데다, 오히려 극비였던 윤 당선자의 일정이 어떻게 민주당 측으로 유출돼 비판 논평에 사용됐는지 출처를 밝히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시당은 "윤 당선자의 방문 일정에는 유 후보뿐 아니라 중앙부처 국장과 인천시장 대행 등 필요한 관계자가 함께했다"며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둔 지난 2월 24일 군산 등을 전격 방문한 일, 보궐선거 직전인 지난해 2월 당대표, 광역단체장 등과 가덕도 신공항 입지로 총출동한 일이 더 논란"이라고 강조했다.

시당은 또 "당선자의 인천 방문은 엠바고에 걸려 당원들조차 오늘 아침에야 소식을 들었다"며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정보를 비공식적으로 유출하고 정략적으로 활용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행위로, 허위 사실을 게재한 성명서 작성·배포 과정 등을 소상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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