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인천지역의 한 어린이놀이터 내에 조성된 스테인리스 조형물. 최근 기온이 높아지면서 겉표면이 뜨거워져 아이들이 만질 경우 화상 위험성이 높다.

인천지역 아파트와 공원 내 놀이터 등 일부 어린이 놀이시설에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의 시설물이 설치돼 화상 등 어린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2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시설 기준과 기술 기준에 따라 놀이시설은 금속재질을 사용할 경우 도장처리를 해야 하며, 녹이 발생하거나 도장의 벗겨짐이 없어야 한다. 특히 갈라짐이나 휘어짐 등의 파손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녹슬지 않는 스테인리스스틸은 표면의 도장처리 등 강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인천지역에 산재한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이나 안전펜스, 조형물 등이 열전도율이 높은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을 그대로 사용하는 실정이다.

연수구 A어린이공원에는 그네와 미끄럼틀, 시소 등 놀이기구는 물론 놀이기구 주변을 둘러싼 안전펜스와 조형물 등이 설치됐다. 이 중 안전펜스와 대형 조형물은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돼 기온이 23℃까지 오른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오랜 시간 만지기 힘들 만큼 달궈졌다.

이 같은 위험을 미리 알았는지 조형물 인근에는 주의를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졌지만, 조형물은 의자와 테이블 모형으로 만들어져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접근이 용이한 상황이다.

동춘동에 사는 조모(41)씨는 "지난해 여름 아이가 조형물에 올라가다 뜨거운 맛을 본 뒤로 다시는 접근하지 않는다"며 "굳이 스테인리스스틸로 제작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차열 페인트나 차열 도장, 그늘막 설치 등 여러 가지 예방법이 있는데도 누구 하나 나서지 않는다"고 푸념했다.

같은 날 오후 2시께 송도동 B공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공원과 다른 구역을 경계 짓는 울타리도 스테인리스 재질로 만들어진데다 놀이터를 비롯한 공원 곳곳에 스테인리스스틸로 만든 구조물과 시설물 등이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화상 위험도가 높은 놀이시설 등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해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했다.

강인희 인턴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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