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역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일의 광역자치단체장.’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등에 업은 타이틀이다. 역대 재선에 성공한 시장이 단 2명 뿐인 인천에서 박 후보가 짊어질 부담은 결코 적지 않다.

박 후보는 시장 임기 동안 해묵은 난제들을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캠프마켓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줬고, 10년째 미뤄졌던 배다리 관통도로 사업도 주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제3연륙교 착공과 재정건전성 확보, 월미바다열차 개통 등도 대표적인 난제였지만 차례로 해결했다.

박 후보는 꼬인 매듭을 풀어내고 이제 막 탄력이 붙은 사업들을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 하려고 길을 나섰다. 그가 재선에 도전하는 이유다. 박 후보가 자체 평가하는 민선 7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 후보와의 일문일답.

-역대 시장 중 민방위복을 가장 자주 입었다. 태풍과 적수사고, 돼지열병, 코로나19 등 유독 다사다난했던 민선 7기였다. 지난 임기 동안의 소회를 밝힌다면.

▶취임 첫날부터 입기 시작한 민방위복을 이렇게 오래 입을 줄은 예상도 못했다. 정말 다사다난했지만 그 덕분에 늘 긴장하고 집중하면서 시정에 매진했다.

출마선언을 하면서 노란색 민방위복을 잠시 벗게 됐다. 인천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걱정스럽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청을 나섰다. 예비후보 등록 전 공직자들을 만나 방역·시정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고 부탁했다.

그동안 ‘노란 점퍼 사나이’였던 박남춘은 앞으로 약 한 달 동안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장 후보로서 ‘파란 점퍼’를 입고 시민 여러분을 찾아 뵐 예정이다.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들어 온 인천’을 당당한 인천으로 더 크게 이어가고자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인천에서는 12년 만에 재선 시장이 된다. 재선 도전을 결심한 동기는.

▶지금까지 재선에 성공한 인천시장은 단 두 명뿐이다. 그마저도 12년 전이 마지막이었다. 시장이 자주 교체되면서 중요한 정책들도 손바닥 뒤집듯 쉽게 뒤집혔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도 그로 인한 비극 중 하나다.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선 안 된다.

이번 선거의 구도는 분명하다. ‘퇴보냐, 전진이냐’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정부와 한배를 타고도 빈손으로 끝났던 과거의 인천으로 되돌아갈지, 지난 4년간 심은 씨앗들이 자라나 열매를 맺는 인천으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다.

지난 대선은 시민들께서 주신 회초리로 받아들였다. 지난 25일 출마선언식에서 시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도 가슴 깊이 새겼다. 늘 그래왔듯 오로지 300만 인천시민만 바라보며 묵묵히 전진하겠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와 시당 관계자들이 지난25일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와 시당 관계자들이 지난25일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구호를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인천시 역시 감염병전문병원과 제2의료원 등이 논의됐지만 추진이 잘 되지 않았다. 인천 공공보건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인천은 대한민국의 관문도시다. 앞으로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지난 2016년 질병청에서 감염병전문병원 연구 용역이 처음 실시됐을 때 인천에 설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감염병전문병원 인천 설립을 국정과제로 반영하도록 건의했다. 앞으로 시민사회와 지역 정치권과 힘을 합쳐 올해 민선 8기 인천시에서 반드시 유치하겠다.

제2의료원 역시 기본계획과 타당성 용역이 진행 중이다. 코로나 이후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시민의 요구가 높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협조하리라 기대한다. 감염병전문병원과 제2의료원은 민선 8기에서 꼭 설립해 시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환경을 구축하겠다.

-임기 동안 환경특별시 인천 실현과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역점을 뒀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이며, 소각장과 인천에코랜드 등을 추진하면서 주민 수용성을 끌어낼 방법은.

▶친환경특별시 인천으로 향하는 길에서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동의는 필수적이다. 인천시의 환경 정책은 모두 시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후손들을 최우선에 두고 추진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친환경매립시설로 조성 예정인 에코랜드는 영흥지역 주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의하며 진행 중이다. 앞서 간담회와 주민설명회는 물론이고 스스로도 직접 영흥에 찾아가 주민들을 뵙고 설명드렸다. 덕분에 최근 주민분들의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 모든 영흥 주민들께서 이해하실 때까지 계속 소통하면서 주민들을 위한 영흥 제2대교 건설과 영흥 종합발전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아울러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각 지역에서 스스로 처리하는 능력도 키우는 중이다. 자원순환센터 마련을 위한 기초지자체와의 공동 협약을 체결했다. 각 구의 제안을 폭 넓게 검토하고 소통하면서 추진하겠다. 주민참여형 숙의 과정을 통해 시민의 목소리를 반드시 반영하겠다.

-민선 7기 들어 원도심 균형발전을 위해 정무부시장 직제도 바꿀 정도로 추진 의지가 강했다. 임기 중 원도심 균형발전사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과 그에 대해 자체평가를 한다면.

▶80년 동안 닫혔던 부평 캠프마켓을 돌려받은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저뿐만 아니라 시민 여러분께도 의미가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관심 갖고 추진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더욱 각별하게 느낀다. 

시장으로 있으면서 우선 개방사업과 생각 찾기, 담장 허물기 등을 차례대로 진행했다. 또 국방부와 제3보급단 등 군부대 통합이전 재배치 합의를 끌어내면서 캠프마켓 주변을 온전히 시민들께 돌려드릴 기반을 마련했다. 아직 완벽히 마무리된 사업은 아니기에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90점 정도라고 생각한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환경정화와 문화유산 보전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국제공모 등을 통해 캠프마켓과 제3보급단, 부영공원·신촌공원·부평공원을 모두 아우르는 부평시민대공원의 멋진 미래를 설계하는 일도 시작해야 한다. 향후 추진 계획을 미리 마련해 둔 만큼 민선 8기에선 100점짜리 사업으로 완성하도록 끝까지 살피겠다.

-남북관계 관련 공약은 지자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민선 7기 1호 공약으로 넣었다. 정권이 국민의힘으로 교체가 된 시점에서 민선 8기에도 이 공약을 다시 추진할 계획인지.

▶평화가 곧 경제고 안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특히 접경지역인 인천은 평화가 그 어느 지역보다 더욱 중요하다. 다만 남북관계가 급변하면서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민선 8기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크면서 지역민들이 더 체감할 만한 사업을 추진하겠다. 영종-신도-강화 서해평화고속도로가 대표적이다.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영종-신도 평화도로 사업을 지난 민선 7기에서 성사시켰다. 신도-강화 평화도로 역시 마무리하겠다.

-임기 동안 바이오와 수소, MRO 등 인천의 미래 먹거리 산업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앞으로 일자리와 청년창업 등 지역산업과 관련해 펼치고 싶은 사업이 있다면.

▶민선 7기 인천시에서 바이오와 수소, 항공정비산업과 같은 첨단 미래산업의 씨앗을 뿌렸다. 민선 8기에서는 이 씨앗을 책임지고 키워내 결실을 보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이러한 첨단산업과 관련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 이미 민선 7기에서 유치한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와 K-바이오랩허브를 비롯해 인력 양성기관을 설치하고, 일자리 교육과정을 개발해 인재육성을 지원하겠다.

이 뿐만이 아니라 미래 인천은 도전이 성공하고 기회가 넘쳐 나는 대한민국 창업 1번지가 되리라 확신한다. 국내 최초이자 최대규모의 창업기관인 ‘스타트업파크’를 유치한 저력을 살려 글로벌 스타트업 창업대학과 스타트업 육성기관을 조성해 창업가를 대거 양성하겠다. 인천혁신모(母)펀드 3천억 원을 포함한 창업자금 3조 원도 지원하겠다. 지역 특화 일자리와 고부가가치 일자리 등 임기 내 직접 일자리 30만 개를 창출하겠다.

-마지막으로 선거에 임하는 각오와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박남춘의 고향 인천은 ‘자존심’ 그 자체다. 4년 전 인천을 비하하는 망언에 자존심이 상해서 이를 악물고 선거를 치렀다. 인천시에 씌워진 ‘재정위기 주의 단체’라는 오명에 자존심이 상해서 채무를 줄인 끝에 3년 연속 ‘재정 우수도시’로 거듭났다.  

인천을 키워야 할 시민의 소비가 지역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실정에 자존심이 상해서 우리나라 최고의 지역화폐인 ‘인천e음’을 정착시켰다. 30년 넘게 시민께 고통을 준 수도권매립지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억지에 자존심이 상해서 ‘쓰레기 독립’을 선언하고 ‘환경특별시 인천’으로의 도약을 천명했다.

인천의 자존심을 살리고, 시민의 자긍심을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쏟아부었던 4년이 흘렀다. 임기 동안 해결됐던 인천의 해묵은 난제들과 한창 해결 중인 일들을 봐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것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해결할 사람이 누군지 판단해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박남춘은 언제나 그래왔듯 묵묵히, 그러나 혼신의 힘을 다해 미래로 전진하는 당당한 시장이 되겠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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