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이 미국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가 추진중인 야구월드컵에 보이콧 의사를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가 내년 3월 개최 예정인 제1회야구월드컵에 참가할 계획이 없다고 8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박용오 KBO 총재는 역시 월드컵 거부 의사를 밝힌 일본야구기구(NPB)의 네고로 야스치카 총재와 10일 일본에서 회동을 가진 뒤 14일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열리는 미국 휴스턴에서 버드 셀릭 커미셔너와 만나 양국의 최종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KBO와 NPB가 미국 주도의 야구월드컵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대회 운영은 물론 수익금 분배 방식 등 모든 점이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 위주로 짜여졌기 때문.

KBO에 따르면 미국측은 야구 월드컵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금의 53%를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 국제야구연맹(IBAF) 삼자가 나눠 갖고 나머지 47%는 우승 상금 및 출전 수당 등으로 결정,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박용오 총재는 지난 3월 한.미.일 3개국 커미셔너 회동 당시 각 국 실무관계자들이 참가하는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월드컵을 추진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미국 위주로 월드컵이 추진됐었다.

KBO가 일본과 공동 입장을 취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이상일 사무차장은 "최근 일본측으로부터 거부 계획을 전해 들었다"고 밝힌 뒤 "현재 시스템에서는 우리가 참가하면 들러리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이날 미국 주도의 야구 월드컵에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참가 계획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한 구단간 합병문제로 위기를 맞은 일본은 미국이 계획한 내년 3월 개최는 시기적으로도 자국 리그 개막과 겹쳐 문제가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선수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미국을 비롯해 도미니카와 푸에르토리코 등 중남미 국가와 한국, 일본,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호주 등 16개국이 참가하는 야구월드컵을 내년 3월말 북미와 아시아에서 동시에 시작한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미국측의 일방적인 행정으로 인해 아시아의 한국과 일본 등이 참가하지 않을 경우 반쪽 대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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