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사랑하는 작가 박성실의 첫 수필집 「서 있는 기타」가 출간됐다.

박 작가는 "고향 인천을 떠난 뒤 이순(耳順)에 들어서야 비로소 글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펼치기 시작했다"며 "안주하지 않고 굽어 돌아온 길이 의미 있었기에 늦게나마 한 권의 감상에세이집을 출간하게 된 일이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교회연합신문사 기자, 인천생명의전화 상담실장을 거쳐 대한가정법률상담소 인천지부 개설의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원장과 부이사장으로 재직하며 봉사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 일깨우고 평화로운 세상을 추구하며, 인천 남동구 구월동이 배경인 등단작 「붉은 고개」(2013. 월간 좋은 수필)를 비롯한 45편의 글에 가족에 대한 감사와 사랑은 물론, 소외된 이웃을 향한 따스한 시선을 담았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길벗과 더불어 소통하고 친환경 걷기와 전철을 이용한 ‘착한 여행’을 하며 주워 담았는데, 너른 세상을 여행하며 읽은 기후변화와 빈부격차의 문제를 묻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상이 멈춘 지난 2년 동안 자연과 가까이하며 교감하고 스스로를 성찰하는 고요의 시간을 보냈다"는 작가는 자연을 통한 깨달음도 섬세한 감성으로 소박하게 그려낸다.

박 작가는 "올 설날, 오랜만에 내린 서설이 상서로운 소식을 기대하게 만들며 마음도 설레게 했다"며 "너나없이 외롭고 끝 모를 불안의 시간을 살아내는 독자들에게 흰 눈처럼 포근한 위로와 희망을 드리는 마음으로 책을 출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하얀 날개의 전설」(박분필 동화집)에도 일러스트레이터로 참여했던 작가는 현재 월간 「좋은 수필」의 편집위원으로 매일 일러스트 재능기부를 한다. 이 책에도 작가가 직접 그린 표지와 본문 일러스트 34점을 곁들여 작가만의 담담하면서도 절제된 문장으로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세상에 나온 「서 있는 기타」가 독자들에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선물로 다가가길 소망한다.

박성실 글·그림, SUN, 240쪽, 1만5천 원.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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