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신상구 충청문화역사연구소장

지난 8일은 부처님오신날이었다. 불교는 석가모니를 교조로 삼고 그가 설(說)한 교법(敎法)을 종지(宗旨)로 하는 종교다. 석교(釋敎)라고도 한다. 불교라는 말은 부처인 석가모니가 설한 교법이라는 뜻과 부처가 되기 위한 교법이라는 뜻이 포함된다. 불(佛:불타)이란 각성(覺性)한 사람, 즉 각자(覺者)라는 산스크리트·팔리어(語)의 보통명사로, 고대 인도에서 널리 쓰이던 말인데 뒤에는 특히 석가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불교는 그리스도교·이슬람교와 함께 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이다. 불교는 신(神)을 내세우지 않는다. 지혜(智慧), 자비(慈悲), 평등(平等)을 강조한다. 현실을 직시하고 모든 일에 집착과 구애를 갖지 않는 실천만을 강조한다. 조용하고 편안하며 흔들리지 않는 각성(覺性), 즉 해탈(解脫)을 이상의 경지(境地)로 삼는데, 이를 ‘열반(涅槃)’이라 한다. 불교는 석가의 정각(正覺)에 기초를 둔다. 그러나 8만4천의 법문(法門)이라 일컫듯이 오랜 역사 동안에 교의의 내용은 여러 형태로 갈라져 매우 복잡한 다양성을 띠고 있다. 불교는 나를 믿고 구원을 받으라는 맹목적인 신앙이 아니고, 스스로 깨달아 부처가 되고자 항상 수행 정진하는 자력 종교다. 

한국 불교는 우리 전통문화의 보고로 중요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대부분의 사찰이 명산의 명당에 위치하고 있어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으므로 사회와 국가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리고 원효대사·서산대사·사명대사·청담스님·성철스님·서암스님·법정스님 등 수많은 훌륭한 고승들을 많이 배출하고, 국난을 당할 때마다 승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키는 데 앞장서는 바람에 호국불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가 하면, 타 종교를 배척하지 않고 공존하며 종교평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어 일반 국민들의 호응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런데 한국 불교가 기복신앙(祈福信仰)으로 흐르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절과 암자에서 스님들이 점을 보고, 굿을 하고, 각종 시험 합격 기원 불사를 공공연히 자행하고 있는 등 불교의 타락상을 보여 주고 있다. 일부 주지 스님이 수행 정진을 게을리하고 공금을 횡령하는가 하면, 중요 문화재 관리를 소홀히 해 도난당하고 여자 신도를 농락해 사회문제가 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사회는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 정보사회, 꿈의 사회로 급변하면서 제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불교 교리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존속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점점 교세가 약화되고 있다. 실제로 절에 가 보면 젊은 신도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노쇠한 부인들이 신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도 수가 해마다 줄어들어 점점 교세가 약화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한국 불교가 문제점을 잘 해결하고 발전을 기하기 위해서는 우선 포교에 성공한 외래 종교의 포교 방법을 벤치마킹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포교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스님 대상 재교육 강화, 사찰과 암자에서 스님들의 무속행위 금지, 일탈 스님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사찰 중요문화재 관리 강화, 사회 변화에 따른 불교 경전 수정·보완, 정치와 종교의 분리, 불교 정화운동 전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시 증가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강력하게 실행해야 한다. 

8일 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는 오전 10시에 봉축 법요식을 봉행했다. 원행스님은 봉축사에서 "이번 부처님오신날은 부모님, 나아가 나보다 어른이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는 날"이라며 "어버이의 마음은 사랑과 연민, 기쁨과 평온인데 이것이 바로 부처님의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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