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17일 경기도에 ‘폭탄’을 던졌다.

박 후보가 수도권매립지 대체부지가 포천시로 지정됐다는 요지의 폭발성이 강한 발언을 하자 경기도와 포천시는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박 후보 측은 해당 발언의 출처는 환경부라고 해명했지만 경기도는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어수선하다.

박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2025년 (수도권매립지가) 종료되면 대체매립지는 어디냐"는 질문에 "대체매립지는 경기북부 포천으로 안다"고 포천시를 공개적으로 지칭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경기는 경기북부의 포천(대체매립지를), 인천은 인천 영흥에 확보된 자체매립지를 쓰면 된다"고 했다.

이날 박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경기도와 포천시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박 후보를 비판했다.

도 관계자는 "대체매립지를 찾기 위한 공모가 두 차례 불발됐고, 다시 공모를 진행해 후보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지역이 지정됐다는 주장이 나왔다"며 "주무부처인 환경부와도 대화를 나눴지만 대체매립지 선정과 관련해 진척이 이뤄진 사실이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박윤국 포천시장 후보도 "단 한번도 인천시나 환경부와 대체매립지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선을 그은 뒤 "포천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두 곳이나 지정돼 매립지가 아예 들어설 조건이 되지 않는다. 어이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발언이 환경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시절 보고한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전 당선자 신분으로 인천을 방문했는데, 환경부 관계자가 대체매립지 부지로 포천 폐채석장 등이 적시된 문건을 보고했다고 안다. 이를 근거로 포천을 (소각재) 대체매립지로 언급했을 뿐 결코 사견이 아니다"라고 발언 배경을 설명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 측은 이날 박 후보의 발언과 관련해 "포천시민, 나아가 경기도민의 의견은 구하지도 않은 채 공당의 후보라는 사람이 이토록 엄청난 사안을 무책임하게 이야기했을 리 없기에 김동연 후보가 경기도민의 의견을 구하지도 않은 채 박남춘 후보와 이면 합의를 하지 않았는지 대답해야 한다"고 김동연 후보에게 화살을 돌렸다.

이어 "환경부, 경기도, 포천시도 모르는 ‘포천 대체매립지’를 누구와 협의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만약 근거와 과정을 대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1천390만 경기도민을 무시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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