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복수 인하공업전문대학 호텔경영과 교수
최복수 인하공업전문대학 호텔경영과 교수

현재 약 80일이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은 초기와는 다르게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러시아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군사전문가와 서방에서는 러시아의 군사적 전략과 전술, 무기체계의 운영 전략에 많은 문제를 지적한다. 

이러한 러시아의 문제로 인해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에 빼앗겼던 영토를 회복하고 있으며, 동부전선은 국경선까지 러시아를 밀어냈다. 그리고 남부지역은 헤르손 탈환을 위한 군사행동이 시작되는 듯한 모습이 언론을 통해 언급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EU에서 우크라이나에 지금까지는 없던 공격용 무기를 대량 지원하면서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러시아는 지금까지의 전쟁 과정에서 많은 병력을 잃고, 무기와 물자가 소진돼 전쟁 수행 능력까지도 의심받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는 이러한 어이없는 상황에 "이게 러시아 맞아?"라는 놀라운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세계 각국은 전쟁의 결과에 대한 자국의 이해득실에 많은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전쟁의 양상에서 자국의 군사적 관점에서 문제점을 파악해 보완하려고 촉각을 세워 들여다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필자도 이러한 점에서 전쟁을 지켜보면서 그 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우선 이번 전쟁에서는 무엇보다 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서방세계의 정보자산과 체계의 지원(미국, EU, 그리고 스타링크의 스페이스엑스)으로 열악한 무기체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훌륭하게 전쟁을 수행한다고 생각한다. 러시아군의 진군 길목에서 제블린으로 탱크 격파, 강을 도하하는 러시아 기갑부대에 대한 정밀타격, 흑해 연안에서 러시아 해운의 모스크바호와 기타 전함의 격침, 그리고 우크라이나 공군의 러시아군에 대한 유류고와 무기고에 대한 단독 비행으로의 타격 등은 정보자산의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언론에서 러시아군의 통신이 실시간으로 도청돼 통화 내용이 보도되고, 러시아군의 먹통이 된 정보통신 장비로 인해 보안수준이 거의 미미한 휴대전화로 통신하는 모습이 자주 보도되곤 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란 말처럼 우크라이나는 열악한 장비에도 러시아군을 훤히 들여다보고 매복 또는 포격으로 러시아군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은 컴퓨터를 통해 아군과 적군의 위치를 화면으로 공유, 전황을 한눈에 알기 쉽게 하는 네트워크중심전(NCW)이라고 한다. 그리고 미국은 이라크 전쟁 이후로 이를 더 발전시켜 전군 통신을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라는 이름으로 군 정보 개념을 확대해 통합하고 있다. JADC2의 핵심은 육·해·공·우주·사이버 및 전자전 영역을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 디지털 데이터로 전체 미군을 통합 운영하며, 나아가 동맹국들까지 통합해 전쟁 승리를 위한 정보체계를 구축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제 우리 군을 보자. 일선 부대에서는 통신장비가 부족하고 오래됐다는 것은 군 생활을 한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실제 현재도 아군과 적군 위치를 육성으로 전해 포격을 명하고 개인 스마트폰까지 동원되는 실정이다. 러시아군의 상황과 유사하다. 그리고 아직 소단위 군에서는 평지에서 4㎞, 산지 지형에서는 2㎞ 통신도 어려운 무전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새롭게 개발해 보급계획에 있는 차세대 지휘 차량의 통신장비는 잡음으로 통신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미군과 연합작전에 필요한 JADC2가 필요하다는 점은 둘째치고 NCW조차도 어려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새로 수립된 윤석열 정부에서도 정보통신체계가 미흡해 전시작전권 인수에 회의적이라는 얘기까지 언론에 보도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은 군 정보자산의 확보와 정보통신 체계 확충을 위해 다중채널 무전기 보급 확대,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차세대 군용 무전기의 본격적인 양산, 연합군사정보처리체계(MIMS-C) 성능 개량 체계 개발사업 착수, 무인기 운영 및 드론 운영을 위한 체계 확립, 사이버전 능력 확충 그리고 전술적 정보체계와 전략적 정보체계 확보를 위한 상당한 정도의 정보감시정찰체계(ISR:Intelligence, Surveillance, Reconnaissance)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과 최근 발표된 ‘나토 사이버방위센터’ 가입과 같은 국제협력의 다각화 노력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대전쟁은 최첨단 무기 전쟁이라는 말과 함께 사이버 전쟁이라는 표현한다. 지금 우리나라 주변에는 북한·중국·러시아·일본 등 정보 역량을 과시하는 국가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 중 일부 국가와는 전쟁을 상정한 군사적 대결을 항상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정보자산과 기술 확보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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