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사진 = 연합뉴스
지방의회 /사진 = 연합뉴스

인천지역 일부 기초의원들이 임기 막바지에 제주도로 세미나를 떠나면서 내용과 시기를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인다.

19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정책연구소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제주시 일원에서 진행한 ‘2022년 전국지방의회 합동세미나’에 인천지역 기초의원 9명이 참석했다. 참석 의원은 미추홀구의회 이안호 의장과 김순옥·박향초 의원, 연수구의회 김성해 의장과 이은수 의원, 계양구의회 김유순 의장과 박해진·이병학 의원, 남동구의회 김윤숙 의원이다.

이들 의원이 의회사무국에 요청해 성사된 이번 교육은 전국지방의회 합동세미나라는 행사명과 달리 참석 지역은 ‘인천뿐’이었다. 특히 미추홀구의회 경우 기초의원 3명 외에 의회사무국 직원 5명도 1명당 구 예산 65만 원을 들여 세미나에 동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른 3개 구의회는 의원들을 위한 교육이라고 판단해 공무원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의원 1명이 2박 3일간 교육을 받는 데 들어간 비용은 80만 원(미추홀구 75만 원)이다. 80만 원은 행정안전부 예산편성 운영기준 상 1회 민간위탁교육비로 지출 가능한 최대 금액이다. 상세 견적을 보면 4성급 호텔 1인 1실에서 묵는 숙박비가 18만 원이었다. 식사비는 1회 기준 호텔 조식 2만 원, 중식 2만5천 원, 석식 4만 원 등 1인당 총 19만5천 원이 나왔다. 그 외 강의비가 21만 원이고, 나머지는 교통비·준비비·운영비 등으로 쓰였다.

지출액이 가장 큰 강의는 6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의원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내용이었다. 첫날 ‘의정활동 마무리&사회공헌 첫걸음’과 둘째 날 오전 ‘의정활동 경험을 통한 명강사 양성과정’으로 두 차례 진행됐다. 의원역량개발비의 주목적인 의회 직무 수행을 위한 전문성·역량 강화와는 괴리를 보인다.

이틀에 걸쳐 현장방문도 이뤄졌다. 2일 차 오후 현장방문 주제는 ‘지역 공동체의 정부 정책 지원’이었고, 3일 차 오전 일정은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제인문학’이었다. 현장방문 안내는 업체에서 직접 진행했으며, 의원들은 지역 미술관, 빛 전시관, 박물관 등을 방문했다고 알려졌다.

이번 세미나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김성해·이안호 연수구·미추홀구의회 의장은 "필요한 교육이었고, 현장방문 역시 선진지 사례 견학 위주로 이뤄져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6·1 지방선거에 불출마하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마무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지역에 기여할지를 고민하는 교육이었다"며 "원래 상·하반기에 교육을 가는데 코로나19로 못하다가 올해 처음 갔다"고 했다.

김유순 계양구의회 의장은 "의정 경험 등에 대해 의원들끼리 소통했고, 철저하게 교육도 받았다"며 "2년 뒤든 4년 뒤든 또 출마할지도 모르는데 교육받은 사실이 문제가 된다고 여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