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가 12일(이하 한국시간) 전반기를 마감하고 올스타 휴식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인 선수들의 중간 성적표는 극명한 `타고 투저'로 드러났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자인 `빅초이' 최희섭(25·플로리다 말린스)은 이적 첫 해에 팀의 주축타자로 확고히 뿌리내린 반면 미국 진출 1호인 박찬호(31·텍사스레인저스)와 김병현(25·보스턴 레드삭스)은 부상과 부진으로 마운드에서 사라졌다.
 
김선우(27·몬트리올 엑스포스)와 봉중근(24·신시내티 레즈)도 힘겨운 전반기를 보냈고 그나마 서재응(27·뉴욕 메츠)이 전반기 막판 컨디션 회복 조짐을 보여 국내팬들을 위로했다.
 
아시아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꿈꾸는 최희섭은 풀타임 메이저리그 2년째를 맞아 두드러진 약진을 보였다.
 
지난 겨울 시카고 컵스에서 플로리다로 트레이드된 최희섭은 당초 잭 맥키언 감독의 플래툰시스템에 따라 시즌 초반 `우완투수용 1루수'로만 기용됐지만 방망이에 파워가 가미되면서 전반기 막판에는 사실상 붙박이 1루수로 자리잡았다.
 
최희섭은 전반기 타율 0.275, 14홈런, 35타점, 42득점 등으로 타율은 팀내 5위, 홈런 3위, 타점은 4위에 올랐다.
 
또한 출루율은 0.395로 당당히 1위, 장타율(0.519)은 3위에 올라 타자의 종합공격력을 따지는 OPS(출루율+장타율)는 0.914로 마이크 로웰(0.952)에 이어 팀내 2위를 차지했다.
 
최희섭의 이같은 성적은 윌 코데로, 데이먼 이즐리 등과 1루수를 놓고 경쟁하느라 다른 주전들보다 100타석 이상 적었다는 점을 감안할때 더욱 돋보인다.
 
한국 팬들이나 플로리다 관중들은 내심 `빅초이'에게 더 많은 홈런을 기대하고 있겠지만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나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등 당대 최고의 타자들과 견줘도 최희섭의 2년차 성적이 오히려 낫다.
 
그러나 마운드에서는 온통 우울한 소식이었다.
 
맏형 박찬호는 고작 8경기에서 2승4패, 방어율 4.15의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5월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했던 김병현은 3경기에서 1승1패 방어율 6.17을 기록했다.
 
김선우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3승4패, 방어율 4.92로 제자리를 찾지 못했고 봉중근 역시 3경기에서 1승1패, 방어율 4.70에 그쳤다.
 
한국 투수들의 무더기 추락속에 유일한 희망을 심어준 선수는 서재응이다.
 
서재응 역시 시범경기 부진으로 마이너리그 추락의 수모를 겪었고 시즌 초반 부진이 이어졌지만 날씨가 더워지면서 송곳 제구력을 회복해 4승5패, 방어율 4.76으로 후반기 가능성을 비쳤다.
 
특히 서재응은 지난 10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경기에서 2-1로 앞선 6회말 최희섭에게 역전 2점홈런을 두들겨 맞아 아쉽게 5승째를 놓쳤지만 후반기 상승세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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