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0일 0시를 기해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 등이 없는 공백 상태에 들어갔다.

여야는 6·1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 나설 계획이지만,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상당기간 공백이 예상된다. 과거 국회의 원 구성 소요 기간을 보면 평균 40여일 이상 걸렸다. 14대 전반기 국회의 경우에는 무려 125일까지 걸린 적도 있다.

7월17일 제헌절의 의미를 고려할 때 늦어도 그 전에 원 구성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하지만 여야는 법사위원장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반기 원 구성에서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동시에 차지했지만, 지난해 7월 상임위 재배분 협상 과정에서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당시 합의를 준수할 것을 요구하며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추경 처리 후 기자들에게 "작년에 합의하고 합의문까지 작성했음에도 갑자기 아무런 합리적 이유 없이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차지하겠다는 것은 협치를 거부하고 입법독주를 하겠다, 국회 운영을 독선적으로 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작년 합의와는 별개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왔다는 국회 관례를 들어 여당이 된 국민의힘에 법사위원장직을 넘겨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들이 원하는 것에 협조를 안 해주면 발목잡기라고 하고 입법부 공백을 초래한 것에는 손끝만큼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정부·여당에 대해 솔직히 아연실색했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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