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현 인천광역시자원봉사센터장
조부현 인천광역시자원봉사센터장

얼마 전 우리나라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꿀벌이 온도 변화에 민감한 변온동물이라 기온 변화에 쉽게 적응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먹잇감인 봄꽃들이 예년보다 빨리 피고, 빨리 져서라고도 한다. 결국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되는데, 꿀벌이 사라지면 농작물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쳐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에 처할 위기다. 우리 자녀들이 예쁜 꽃과 나무, 열매, 벌과 함께 살 수 있으려면 우리 일상을 지속가능한 환경으로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동안 우리는 기후변화를 인지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해 왔다. 자원봉사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은 더욱 빛났고, 그분들의 손길에 우리는 조금씩 일상을 찾아갔다. 이제 자원봉사자의 손길은 수해나 산불, 지진 등 대형 재난상황에 대한 도움에만 그치지 않는다. 일상에서 안전하고, 안심하고, 안부를 묻는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민 주도의 사회문제 해결과 협력으로 지역사회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시작한 것이 ‘안녕캠페인’이다.

전국 자원봉사센터들은 ‘안녕캠페인’을 통해 일상의 자원봉사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반찬키트 제공, 도시락 배달, 방충망 설치, 집수리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해 왔다. 그러면서 환경 분야 자원봉사의 활동의 폭을 넓혀 2021년부터 도심 속 나무 심기와 해양쓰레기 수거사업 등 비대면 활동을 진행하게 됐다. 많은 자원봉사자께서는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 주변이 바뀌는 것을 매번 눈으로 확인했고,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도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다고 했다. 시민들 스스로 변화하려 노력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 노력은 이제 기업에게도 요구되고 있다. 환경과 지역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를 얻는 시대가 됐다. 대형 재난이나 특정 계층의 어려움에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일상에 관심을 갖는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1년 하반기부터 인천시와 10개 군·구 자원봉사센터 실무자들이 모여 환경자원봉사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새로운 활동 방향을 수립하면서 지금이야말로 전환의 시기라고 생각했다. 한국전쟁 당시 인천에서 전시상황을 전환시킨 ‘인천상륙작전’처럼 인천의 환경을 그린으로 변화시킬 ‘자원봉사와 함께하는 그린상륙작전V’라는 환경자원봉사 활동명을 만들고 3가지 실천을 추진하기로 선포했다.

그린상륙작전V는 ▶그린파트너 ▶그린플래너 ▶그린발자국, 크게 3가지 사업으로 구성된다. 그린파트너 구축사업은 지역 내 다양한 환경단체, 풀뿌리 단체 및 기관, 기업 등 기후위기 대응 활동에 함께하고자 희망하는 여러 기관과 연대·협력해 지역사회 내 더 큰 사회적 변화를 만들기 위한 협력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린플래너 양성사업은 인천시민을 대상으로 자원순환에 대한 공감과 참여를 유도해 시민들의 일상 활동이 환경지킴이 자원봉사 실천으로 자리잡기 위한 사업이다. 그린발자국 활동은 공한지 나무 심기, 하천 살리기, 바다 살리기 활동, 플로깅 등 일상 속에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봉사 활동이다. 

‘그린상륙작전V’ 활동은 지역의 여러 파트너들과 협력해서 인천시민 모두의 일상이 환경실천 자원봉사활동으로 전환됐을 때 이뤄질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지역 내 여러 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면서 모두가 환경을 생각하고 지역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과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자 하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과정을 거친 결과 지난 18일에는 SK인천석유화학, 포스코건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항만공사, 인천광역시, 인천해양경찰서, 인천광역시자원봉사센터 등 7개 기관이 협약을 통해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새로운 전환의 시기에 지속가능한 인천을 위해 만난 ‘그린 파트너’ 기업들은 그동안 인천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선뜻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기로 한 것이라 믿는다. 

‘그린파트너’ 기업들의 ESG 활동은 ‘자원봉사와 함께하는, 그린상륙작전V’ 활동을 통해 인천시민들과 더불어 일상의 변화를 가져오는 활동으로 이제 막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긴 여정이지만 그린파트너와 함께하는 그린상륙작전V 활동이기에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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