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임태희<사진> 후보가 당선됐다. 교육감 선거가 2009년 직선제로 전환된 이후 첫 보수진영 교육감이다. 임 당선자의 승리에는 ‘부동표’ 잡기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됐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2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 광교SK뷰레이크타워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하자 권혜정 부인과 환호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일인 2일 오전 수원특례시 영통구 광교SK뷰레이크타워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하자 권혜정 부인과 환호하고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임 당선자는 308만1천100표(54.79%)를 획득해 진보진영 성기선(254만1천863표·45.20%)후보를 53만9천237표차(9.59%p)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부동표’ 잡기가 주효했다. 그 핵심에는 유권자를 사로잡은 ‘리스닝 투어’와 각종 교육정책이 자리한다.

앞서 임 당선자 측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모른다’, ‘지지자가 없다’ 등 부동층이 50∼70%에 달하자 ‘부동표’ 잡기 전략을 세웠다.

리스닝 투어는 소외된 계층과 지역이 없는 따뜻하고 공감하는 정책을 마련하고자 도내 곳곳에서 다양한 교육관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프로젝트다.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리스닝 투어를 시작한 임 당선자는 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난 4월 17일 중간 결과를 집계했다. 그 결과 경기교육에 ‘획일적’, ‘편향적’, ‘현실 안주형’ 등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도출했다. 이러한 문제점은 ▶교육과 첨단기술 접목 ▶학생의 무한한 잠재력 발휘 지원 ▶마을교육공동체 교육의 글로벌화 ▶모두가 행복한 교육 등의 임 당선자 공약으로 탈바꿈했다.

아울러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에는 리스닝 투어를 ‘HIGH, 임태희가 간다’로 명칭을 바꾼 뒤 지역 곳곳을 누볐다.

민주진보성향의 도교육감 후보들이 단일 후보 선출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리스닝 투어의 효과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민주진보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에 몰두하는 동안 임 당선자는 현장을 누볐기 때문이다.

임 당선자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9시 등교제 폐지도 리스닝 투어의 결과물 중 하나다. 그는 "학생 수면권과 건강권을 보장하려고 도입했다는 9시 등교제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시행 과정은 획일성과 일방통행식 불통행정, 학교자율성 침해 등의 문제가 있다"며 "9시 등교제 폐지는 학교에 등교시간 운영을 돌려주겠다는 뜻이며, 없애겠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태희의 경기교육은 일방통행식, 불통행정이 아닌 소통의 행정"이라고 강조했다.

임 당선자의 기치는 ‘교육특별도’로 저하된 경기교육의 기초학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아울러 기존 진보성향의 이재정 교육감이 추진했던 혁신학교 등의 정책도 전면 수정되리라 보인다. 가장 영향을 크게 받으리라고 전망되는 분야는 혁신학교다.

임 당선자는 이미 "과반이 혁신학교가 되면서 시행 초기 교육적 가치는 퇴색하고, 교육감 생색내기 치적사업으로 전락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의 공약에도 ‘혁신학교 원점 재검토’가 포함됐다. ▶신규 지정 중단, 혁신학교 성과 엄정하게 재지정 평가 실시 ▶초·중학교 기말시험 부활 검토 ▶혁신학교 성과가 확인되면 모든 학교 공유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도 임 당선자는 ‘경기교육의 불편한 진실’ 시리즈 9편을 발표하며 경기교육을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해당 시리즈는 9시 등교제와 혁신학교를 포함해 ▶무너진 기초학력과 학력 양극화 ▶돌봄교실·꿈의학교·꿈의대학 ▶교권 ▶학교폭력 ▶이념화된 교실·학교·교육청 ▶외면한 특수·다문화교육 ▶과밀학급·과대학교이다.

김재우 기자 kj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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