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대 78’. 6·1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도에서 치열하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힘 겨루기가 이뤄진 도의원 선거 결과다. 7월 출범하는 제11대 경기도의회의 국민의힘·민주당 양당 의석 수가 정확히 반으로 나뉘면서 동률을 형성했다. 도의회 사상 거대 양당이 같은 의석 수를 차지한 경우는 처음으로, 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 단계부터 양 진영의 치열한 대립이 전망된다. 기초의회도 도내 31개 시·군 중 18개 지역이 여소야대 또는 여야 동수로 구성되면서 우여곡절 끝에 당선된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앞두게 됐다. 바뀐 민심은 지방의회 지형을 절묘하게 바꿔 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8회 지방선거 경기도의원 당선 현황에 따르면 지역구 도의원은 민주당 71석, 국민의힘 70석으로 민주당이 1석 앞섰지만, 반대로 비례대표는 민주당 7석, 국민의힘이 8석으로 배정, 양당이 각 78석을 동일하게 차지했다. 정의당 등 소수 정당은 단 1석의 비례대표 의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이에 11대 도의회는 양당 동률 체제로 운영됨에 따라 원 구성 절차부터 치열한 대립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도 집행부 수장인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의 도정 핵심 정책 실행을 위한 조례나 예산심의 등에 있어서도 견제를 강화하려는 국민의힘과 지원군 역할을 자처할 민주당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측된다.

기초의원 선거 결과도 예사롭지 않다. 의정부·양주·안산·구리·오산·군포·하남·용인·포천·수원·안성 등 11개 지역에서는 선출된 기초단체장 당선자들의 정당과 소속이 다른 야당 소속 의원 당선자 수가 더 많은 여소야대 상황으로 시의회가 재편됐다. 또 동두천·고양·의왕·화성·여주·김포·가평 등 7개 시·군에서는 기초의회 의원 당선자 수가 동률을 기록했다. 이는 도내 31개 시·군 중 22개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배출했지만, 도내 전체 406석에 이르는 기초의원 중 민주당이 208석을, 국민의힘이 196석을 각각 차지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서 이 같은 여소야대 정국이 크게 확산되는 원인이 됐다. ‘정치신인’ 신임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와 시장·군수 당선자들의 정치력과 협상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무대다. 집행부와 의회가 협치를 통한 상생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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