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군사적 목적에 변화가 생기면서 점차 국지전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인다. 현재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지역에서 주로 전투가 진행되는 국지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 러시아는 왜 이러한 방향으로 목적이 축소되고 수정됐을까 하는 점이다. 여기에는 물론 군사적 측면에서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에서 그 의견들은 모두 나름의 이유와 논리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필자의 눈에 비친 러시아의 군사적 측면에서의 문제는 다음과 같은 원인이 있다는 생각이다.
첫째, 푸틴의 군사전략에 대한 지나친 관여다. 전쟁 초기 러시아군은 보급과 정보의 문제로 우크라이나의 기습 또는 게릴라전으로 인한 피해를 보면서 푸틴은 군사전략적 목적에 실패한 군에 신뢰를 잃은 것으로 생각된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푸틴이 전쟁 중에 사령관 등을 교체하는 등의 행동으로 군대의 사기를 꺾는 우를 범했고, 5월 10일 러시아 전승일에 맞춰 승리 선언을 하려는 것이 결국은 무리한 공격으로 이어지면서 군의 피해와 손실을 증대시켰다. 또한 군사적 측면에서의 전문성이 부족한 푸틴은 전투현장에 대한 작전 지시까지 했다는 보도가 있다. 이것은 군 작전의 일관성에 문제가 야기됐을 뿐만 아니라, 전투현장의 혼란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됐으리라 판단된다.
둘째, 러시아군의 제공권 장악의 실패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비해 압도적인 군사 무기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래서 전쟁은 3일이면 종식된다고들 했다. 그러나 실제 전투에서는 우크라이나보다 3~4배가 많은 전투기와 항공기가 격추됐다. 러시아의 제공권 장악 실패에 가장 큰 원인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정보력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러시아군의 만성적인 부정부패로 인한 항공기 전력 약화도 커다란 문제로 나타났다. 전투기에 있어야 할 기능이 없고, 전투기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그것이다. 오죽하면 횡령을 위한 저급하고 싸구려인 중국제 항공기 부품 사용으로 전쟁에 지고 있다는 소리가 나올까!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조종사들의 숙련도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는 보도가 있다. 결국 우수한 무기체계에도 불구하고 정보력 부재, 부정부패로 인한 항공기 성능 저하, 거기에 더해 조종사들의 훈련 부족 등이 원인이 돼 제공권을 확보하지 못해 러시아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셋째, 러시아군 체계의 문제다. 러시아군은 과거 소련의 군 체계를 그대로 유지해 소위와 부사관 등이 부족한 군 체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기에다 전투에서 이들의 손실은 더 이상 보충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급하게 대위와 중위 계급이 이들의 역할을 대신하게 됐고, 실제 대위와 중위 계급의 사망이 소위와 부사관보다 많은 것으로 언론에 보도가 됐다. 이것은 전투현장에서 최소 단위의 지휘 체계와 이에 적합한 명령계통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최전선의 전투부대가 지휘계통의 부재로 인해 전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됨을 의미한다. 그래서 각 부대들이 각기 다른 전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군은 현장에서의 의사결정권이 없다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명령이 내려오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명령이 내려오면 전투현장 상황과 관계없이 수행해야 하는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넷째, 예기치 않은 전쟁 장기화 문제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군이 전쟁에 투입한 전력의 20% 정도가 손실됐다는 보도가 있다. 전문가들은 전력의 20~30% 손실이 발생하면 전쟁 수행 능력이 상실된다고 이야기한다. 지금 러시아는 이러한 상태를 예상도 못했을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병력 보충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무기 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서방의 고성능 무기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돼 전투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헤르손의 반격과 동부전선에서의 전투가 그것을 보여 준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까지 탈환할 생각으로 전투에 임하는 실정이다. 그리고 러시아군은 후방 지원 부족으로 지역을 장악 후 유지하지 못하는 문제, 군 내부에서의 사기 저하 등 여러 문제가 계속 튀어나오는 중이다. 이러한 문제가 원인이 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재의 상황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전쟁에는 국가의 모든 역량이 집중된다. 그리고 이러한 역량을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 이 전쟁에서 우리는 러시아군의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군의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족한 점은 개선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전쟁에서 전투는 군인이 수행하지만, 전쟁은 국민 모두가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우크라이나 군대와 국민이 이를 잘 보여 준다. 다음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 국제 관계를 언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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