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를 할 때 책을 먼저 소개하는 경우와 저자를 먼저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이 책 「먼저 걸은 길 함께 가는 길」은 후자에 속한다. ‘이화순’이라는 사람을 설명하지 않고는 책을 소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 이화순은 전국 최초의 여성 행정부지사를 지낸, 여성 기술직 공무원의 롤모델이다. 흔히 언급하는 ‘유리천장’을 뚫어 낸 입지전적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는 1987년 기술고시에 합격하고 2년 뒤 경기도청에서 지방행정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주택·도시·지역개발 등 과장, 국장, 실장과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초대 건축정책관을 거쳐 성남 수정구청장, 의왕시 부시장, 화성시 부시장 등 종합행정관 역할을 맡았으며 경기도 행정2부지사 자리까지 오른다.

이화순이 부지사 자리까지 오른 길을 설명하는 데는 정확히 200자가 필요했지만, 그가 여성 기술직 공무원으로서 겪었던 험난한 길은 축약이 불가하다. 그렇기에 「먼저 걸은 길 함께 가는 길」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이 전 부지사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겼다. 그의 어린 시절부터 공무원 생활 중 겪었던 일화, 또 담담히 이야기하는 지역 행정에 대한 소회까지.

이 전 부지사는 이 책이 후배 공무원들이 앞으로 나아갈 한 걸음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겪었던 길은 이와 같았지만, 앞으로 이 길을 걸을 후배들은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는 "여성이 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평생을 일하며 느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담았다"며 "그 경험을 후배들이 책을 통해 접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더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또 나를 뒤에서 도와줬던 가족들의 희생에 미안한 감정이 많은데, 앞으로는 가족들에게 더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창현 기자 bc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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