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원미동 사람들’ 단원들이 오는 7월 2·3일 공연을 앞두고 ‘망각의 강’ 리허설이 한창이다. <극단 원미동 사람들 제공>

극단 ‘원미동 사람들’이 창단 33주년 특별 기념 공연으로 일제강점기 위안부 여인을 다룬 연극 ‘망각의 강’을 무대에 올린다.

당시 일본군에 끌려가 파란만장하고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훈 할머니의 실화를 극화한 작품으로, 그녀의 희생을 통해 우리 민족이 다시 찾아야 할 정체성과 미래를 향한 올바른 가치관은 무엇인가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7월 2일과 3일 이틀간 오후 4시 오정아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연극은 중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다. 이 작품은 ‘2022년 일제 잔재 청산 및 항일 추천작’으로 선정돼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무료 관람으로 진행된다. 예약은 네이버 링크(https://naver.me/x3bEEVHM)에서 하면 된다.

경남 마산시 진동에서 태어난 이남이.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꿈 많던 열여섯 나이에 일본군에 의해 위안부로 끌려가 도착한 곳은 일본이 아닌 1942년 일본이 점령한 싱가포르. 그곳에서 만난 일본인에 의해 ‘하나코’라 불리며 수많은 일본군의 희생양이 됐다. 다시 한 달 뒤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끌려간 그녀는 위안소에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겪는다. 이후 일본이 퇴각하면서 그녀는 일본군 장교의 딸을 낳아 캄보디아에 홀로 남겨졌고, 딸은 1994년에 사망한다.

그녀는 살기 위해 자신이 위안부였던 사실과 신분을 숨긴 채 술주정뱅이 캄보디아 남자와 재혼해서 1남 2녀를 낳고 어려운 생계를 이어간다. 1996년 우연히 한국인 사업가가 훈 할머니(이남이)의 손녀를 만나면서 그녀의 사연을 알게 되고, 1997년 위안부로 끌려간 지 무려 54년 만에 고국에 돌아간다는 이야기다.

연출자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일본인들의 극악무도한 악행은 결코 지울 수 없는 커다란 과거사이다. 대한민국의 한 여자로서 그들에게 희생양이 돼 기구한 삶을 살다간 인생사를 통해 우리의 주체성과 민족성은 어떻게 성장해 나아가야 하는가를 되짚어 본다"며 "지워 버리고 싶은 망각의 강이 아니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우리가 반드시 회복시키고 지켜야 할 ‘기억의 강’ 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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