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지금 우리나라 주요 경제지표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는 소식이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심각한 경제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 극복하자는 것을 보면 경제가 심각하긴 심각한 모양이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앞으로 4년간 지역을 이끌어 갈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지난 1일 일제히 취임식을 열고 본격 업무에 나섰다. 이들이 앞으로 4년간 지역 발전과 어려운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 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방자치시대 자치단체장은 슈퍼맨이 돼야 한다. 빠듯한 살림살이 탓만 할 순 없다. 예산이 넉넉하고 풍족하면 누구라도 인기를 얻어 가며 단체장을 할 수 있다. 단체장이 바뀌면 지역의 얼굴이 바뀌는 것뿐 아니라 지역의 풍토와 이미지가 변한다. 그것은 강력한 개성과 리더십으로 독창성 있는 정책을 단체장이 얼마만큼 펴 나가느냐에 따라 주민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치단체장으로 미국에서 성공한 에드워드 카치 뉴욕시장은 12년간 뉴욕시장을 지내면서 복지정책을 우선시 했던 전임 시장과는 달리 중산층과 기업 이익을 강조한 입지적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정책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면서 지방자치의 재정 형편이 나아지면 결국 빈곤층이 혜택을 받기 때문에 우선 지방자치의 재정을 살찌워야 한다며 개발정책을 실시, 뉴욕시를 부자 자치단체로 만든 사람으로 소개된다. 그는 복지 위주 정책을 펼치면 부유층이 그 지방을 떠나고 대신 빈곤층이 몰려들어 결국 지방 살림을 궁핍하게 만든다며 복지예산을 줄이고 많은 예산을 개발 부문에 투자해 성공한 개발 위주 정책론자로 평가받기도 한다.

 에드워드 카치 시장의 정책이 모두 옳았는지는 감히 평가할 수 없지만,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어떤 것이 우선인가에 대해 자치단체장은 한번 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중앙정부의 재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깊이 있는 정책대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주민들의 공감대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단체장 개인의 욕심과 의욕만을 내세워 민생 안정 및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많은 사업을 벌이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없다.

 법령과 예산이 있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일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꿈과 미래, 불만욕구 그리고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 단체장을 비롯한 많은 공무원들이 있는 것이다. 상황에 따라 주민 삶과 지역 발전을 위한 소신 있는 행정으로 그 지역에 걸맞은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최근 물가 인상 등으로 인한 심각한 경제문제를 극복하는 길은 일상생활 영역도 생산적인 형태를 벗어버리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하며, 지역에서 추진되는 사업을 단체장 개인의 지도력만으로 해결하려는 욕심을 버리라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듣지 말아야 한다.

 지금은 수단과 방법도 정당해야 하는 과정 중심의 시대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한 시대라는 것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지역 발전은 단체장 혼자 힘으로 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민 모두가 힘을 모으고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 줘야만 공약했던 사항을 해결하고 추진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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