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산물 재배 농가에는 일손을 더하고, 참여 가족에게는 공공급식에 공급되는 농산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특별한 단체, 바로 화성시의 ‘HO-스쿨팜 가족봉사단’(이하 HO-스쿨팜)이다.

지난 2017년 출발한 HO-스쿨팜은 도농복합도시 화성시를 기점으로 학교·공공급식에 공급하는 친환경 재배 농가를 돕는 가족단위 봉사단이다.

매월 한 차례 친환경 농가를 찾아 급식용 농작물 생산 과정에 일손을 보태면서 농부에 대한 감사함을 체득함과 동시에 안전한 먹거리 수확의 기쁨까지 누리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낸다.

매년 가족 단위 기수를 새로 선발해 1년 단위로 봉사활동에 나서며, 친환경 급식 식탁에 오르는 사과나 양파·감자·블루베리·마늘 등 각종 식재료를 수확하며 한 끼 급식의 소중함도 깨닫게 된다.

HO-스쿨팜을 처음 조직해 운영한 이는 바로 화성시 농식품유통과 소속 이도현<사진> 주무관이다.

이 주무관은 "제가 맡은 업무의 일환으로 농산물 생산농가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다 가족봉사단을 꾸리게 됐다"며 "농가에도 봉사자에게도 의미가 되는 봉사활동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친환경 농업을 고수하는 농가의 생산물을 건강한 급식으로 공급받는 학생과 그 가족들이 농작물 생산과정에 함께하며 식사 한 끼가 얼마나 많은 땀으로 이뤄졌는지 깨닫게 된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진 외국인노동자, 자원봉사자 감소로 일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에게도 미약하나마 도움의 손길들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활동 초기 어려움도 있었다. 아이들이 참여하는 가족단위 봉사단이다 보니 ‘도움’보다는 ‘방해’가 될지 모른다고 우려해 ‘HO-스쿨팜’을 반기지 않는 농가들도 적지 않았던 탓이다.

이 주무관은 "의욕만으로는 농사일이 녹록지 않기에 처음에는 성인이 하기도 힘든 일을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하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거절하는 농가도 많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해마다 안정되면서 ‘다음에도 또 부탁한다’, ‘또 우리 농장에 와줬으면 좋겠다’는 등의 봉사단 활동 요청이 쇄도하면서 실제 농가들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흐뭇하다"고 했다.

봉사에 참여한 아이들의 변화도 이 주무관이 꼽는 HO-스쿨팜 자랑거리 중 하나다.

이 주무관은 "감자라고는 햄버거 세트에 든 프렌치프라이만 먹던 아이가 자신이 캔 감자가 급식에 나왔다며 맛있게 먹었다는 봉사단 참여 어머니의 전언이 기억에 남는다"며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고, 평소 골라내던 콩도 잘 먹게 되는 등 젊은 부모와 아이들이 직접 밭으로 나가 우리가 접하는 농산물 생산 과정을 체득함으로써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바뀌었다는 후기들이 상당히 많다"고 뿌듯함을 내비쳤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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