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제9대 의회가 개원 첫날부터 전반기 의장 선출 결과를 두고 파행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 이탈표로 애초 당론으로 선출한 의장 후보가 아닌 같은 당의 다른 의원이 새 의장으로 뽑히면서다.

시의회는 지난 8일 제273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박광순·이덕수 의원, 더불어민주당 강상태 의원 등 3명의 후보가 출마한 상태에서 의장 선거를 전행했다.

재적 의원 34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1∼2차 투표에선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상위 득표자인 국힘 후보 2명으로 압축된 결선 투표에서 무효 1표에 박 의원이 18표를 받아 15표를 얻는데 그친 이 의원을 제치고 의장에 뽑혔다.

하지만 국힘 내부 당론이 뒤집힌 결과에 파장이 일고 있다.

다수당인 국힘은 앞선 의원총회에서 3선의 이 의원을 단일 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시의회 구성은 국힘 18석, 민주당 16석으로, 박 의원이 자신의 1표와 민주당 16표에 당론을 따르지 않은 같은 당 의원에게 최소 1표를 더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국힘은 "박 의원이 민주당과 야합해 의장에 선출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민주당은 "자중지란에 의한 내부 분열 때문"이라며 개원 첫날부터 갈등을 예고했다.

국힘 정용한 대표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총회 결과를 발본색원해 불미스러운 사건을 조속히 해결하겠다"며 "이런 상황에 대비해 의장 선출 전에 박 의원을 포함한 소속의원 16명으로부터 민주당과 야합해 당선되면 사퇴하겠다는 사임서를 받아놨고, 법적 자문도 해놨다"고 밝혔다.

시의회의 의장 선출 파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제6대 후반기 의회에서 당시 민주통합당의 지원을 받아 새누리당 최윤길 의장이 선출됐고, 2016년 제7대 후반기 의회도 당시 민주당 김유석 의원이 같은 당 이탈표 및 새누리당의 지원을 받아 의장에 당선되기도 했다.

당선 이후 이들 모두는 탈당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비례대표로 입성해 탈당할 경우 의원직이 자동 상실된다.

한편, 박광순 의장은 두 차례 지역구 의원을 거쳐 이번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3선 의원으로, 앞서 분당경찰서장을 지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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