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인권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 /사진 = 인천시 제공
13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인권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e음 카드의 사용을 활성화하려고 지급했던 캐시백이 올해 연말부터 존폐 기로에 놓인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인천e음 카드 캐시백을 지급하기 위한 예산으로 총 2천427억 원(국비 727억 원, 시비 1천700억 원)을 편성했다. 시는 확보된 예산으로 올 상반기에는 캐시백 10%, 하반기에는 캐시백 5%를 지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천e음 가입자 수가 지난해 연말까지 170만 명을 유지하던 중 올해 초에는 약 60만 명 이상 늘어나 230만 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일상회복지원금이 인천e음으로 지급되면서 가입자 수가 급증한 탓이다.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발행액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예산 소진 속도도 빨라지면서 6월 31일 기준으로 남은 시 예산은 약 235억 원이다.

시는 올해 하반기 추가경정예산으로 국비를 확보해 인천e음 예산을 충당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정부가 5월 전국 지자체 지역화폐를 위해 확보한 추경예산 1천억 원 중 인천 몫은 115억 원이 전부다.

현재 인천e음 카드가 한도액 30만 원에 캐시백 5% 규모로 사업을 진행하면 한 달에 예산 약 100억 원이 필요하다. 현재 남은 예산 235억 원에 국비 115억 원을 합해도 9월까지만 겨우 유지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시는 내년은 물론이고 올해 연말까지 캐시백 지급이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답을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계속 축소시키면서 내년에는 더 위축될 우려가 제기된다. 당장 지난해 국비 1천436억 원에 비해 올해는 절반으로 줄어든 727억 원만 교부된 실정이다.

타 지자체에서는 지역화폐 예산이 조기 소진되면서 발행이나 인센티브 제공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인천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제주도는 선할인 혜택을 제공하려고 확보된 예산이 조기 소진되면서 4월부터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할인 발행을 중단했다. 광주광역시는 ‘광주상생카드’ 발행 지원 예산이 지난해보다 60% 이상 줄어들면서 6월부터 특별할인제도를 중단했다.

조인권 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그동안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침체를 극복하려고 캐시백을 지급했지만 지금 시점에서 이런 정책이 여전히 효과와 가치가 있을지 재검토가 필요하므로 현재로서는 연말까지 지급될지 확실치 않다"며 "9월 이후 중앙정부의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동향과 시의 재정 여건을 고려해 인천e음이 지속가능한 방안과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