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전 경인지방환경청 환경지도과장
한정규 전 경인지방환경청 환경지도과장

인천시는 강화도를 비롯해 영흥도, 영종도, 백령도 등 한반도 서해 중부지역에 광활한 갯벌을 가지고 있다. 갯벌은 사람의 콩팥과 같다. 사람의 콩팥은 핏속의 불필요한 찌꺼기를 걸러내고 남아도는 수분도 받아내어 오줌을 만드는 배설기관이다. 그런 콩팥이 좋지 못하면 피곤하고 무기력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바다의 갯벌 또한 건강하지 못하면 바다 생태계를 병들게 한다. 갯벌은 산소를 생산해 내는 식물성플랑크톤의 삶터로, 그곳에는 어류, 갑각류, 연체동물, 갯지렁이가 살고 바닷새가 서식한다. 그 뿐만 아니라 미생물 등 바다의 각종 생물이 살아가는 데 필요로 하는 식량자원 생산 기능도 한다. 홍수가 나면 물을 저장하고 태풍, 해일에너지를 흡수하는 역할 등 재해 예방 기능도 한다. 

또한 철새들이 이동하면서 쉬어 가는 쉼터는 물론 그들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기능도 한다. 관광자원 기능도, 기후 조절 기능도 그리고 육지에서 흘러들어 오는 오염물질 저장 기능도 한다. 무엇보다도 바다와 육지의 점이지대로서 육지, 바다 두 생태계의 생물들을 수용하는 생물다양성에 있어 중요한 곳이다.

그렇듯 갯벌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육지에서 흘러드는 폐수나 하수를 정화하는 오·폐수 처리시설과 같은 역할도 한다. 

그런 갯벌이 인천을 비롯한 서해 해안과 남해 해안에 많이 분포됐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갯벌을 보유하고 있다. 한반도 갯벌 중 순천만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갯벌 갈대습지다. 순천만 외에도 한반도 중요 갯벌지로는 새만금 간척지와 시화지구, 강화도 등이 있다.

20세기 후반부터 급격히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많이 배출돼 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자 예측 불가능한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특히 지구 생태계가 요동을 친다. 갯벌을 보호하고 건강한 갯벌을 만들어 식물성플랑크톤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보다 많이 흡수 처리해야 한다. 

인천시 강화도를 비롯한 일부 지역이 한강하류에 위치해 서울시와 경기도, 강원도, 충청북도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이 배출하는 폐수나 하수, 산업폐기물 쓰레기가 인천연안으로 흘러들어 갯벌이 제 역할을 원활히 하지 못할 수 있다. 인천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바다에 근접, 갯벌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명심하고 갯벌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건강한 바다생태계를 위해 갯벌이 오염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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