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ESG를 이야기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이해관계자’다. 기업은 이해관계자들이 가진 다양하고 복잡한 이슈를 찾아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는 다양하고 복잡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풀어야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이슈에 ESG를 관리하기엔 비용 압박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슈를 탐색하고 이해관계자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인지를 분석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우선 구체적으로 핵심 리스크를 평가해서 이슈를 찾아 이슈에 어떻게 대응하고, 어떤 목표를 설정했으며, 현재 어떤 수준인지 등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관계자별로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정책과 규제에 대해서는 탄소 감축과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중대재해 사고 방지를, 고객에 대해선 인권경영, 근로환경 개선을, 임직원에 대해선 인력 개발 및 지원 강화, 안전한 작업환경 확보를, 협력사에 대해선 친환경 공급망과 동반성장을, 투자자에 대해선 정보 공개 요구 등을 각각 분석해야 한다.

사회책임경영의 개념이 사회공헌(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에서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CSV)로 진화하고, 업의 본질에 기초해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지속가능경영(Sustainability Management)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업들은 ESG를 위험요인을 점검하는 단계를 넘어 새로운 기회 창출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현재 지속가능경영을 업의 본질, 즉 ‘Back to the basic!’에 초점을 맞춰 재정의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평가기관 및 표준에서 제시하는 이슈를 벤치마킹하고 미디어 분석, UN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통해 전략을 도출하는 추세다. 자본주의의 시대적 흐름이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변화하고 있다. ‘주주 이익의 극대화 추구’에서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가치 창출’로 바뀐 것이 한 예다.

‘이해관계자 stakeholder’는 우리 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나 집단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슈를 동시에 해결하긴 어렵다. 중요도와 시급성, 영향력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중대성 평가(materiality assessment)’이다. 기업의 인적·물적 자원은 한정돼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의 전제가 선택과 집중이라는 의미와 상통한다. 그러나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행해지는 중대성 평가조차 형식적이고 ESG washing을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매우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다. 중대성 평가 자체도 중요하지만 평가가 평가로만 끝나지 않도록 PDCA(Plan-Do-Check-Action) Cycle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대성 평가를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임직원들과 소통하며 ESG 중 기업이 실천해야 할 요소들을 같이 찾아내고, 가중치를 매겨 우선순위를 정하고, 해당 요소들이 실제 비즈니스 경영에 적용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계획 담당 부서를 정해 기한이 세부적으로 나와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계획대로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기업과 관련된 ESG 키워드들을 열거하고 비즈니스와 이해관계자와 관련된 중요한 키워드들을 골라서 투자를 받으려는 것인지, 매년 ESG 평가를 받고 있는지, 거래하고 있는 대기업이 요구하는 ESG 관련 지표가 있는지 등 상황에 따라 어떤 지표부터 챙겨야 할지 판단해야 한다.

기업은 인력과 자금 등 필요한 자원을 무한정으로 가지고 있지 않다. 한정된 자원으로 먼저 집중해야 하는 영역을 결정하기 위해서 ‘중대성 평가’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 식별하고, 비즈니스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ESG 요소는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강제 노동이나 아동 노동과 같은 무관용 원칙에 해당하는 것은 발견 즉시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부정적인 영향과 긍정적인 영향 중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부터 먼저 개선하는 것이 좋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발생하는 환경 파괴, 안전사고 등의 부정적인 영향요소와 고용 창출, 사회공헌과 같은 긍정적인 영향요소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 보고, 부정적인 영향들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영향들을 극대화하는 로드맵을 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중대성 평가’란 각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가 무엇인지 뽑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무엇인지를 식별, 기업의 상황에 맞게 어떤 관점으로 ESG 공시를 해야 할지 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큰 범주에서 보면 ‘중대성 평가’ 안에는 이해관계자 식별뿐만 아니라 ESG 분야별 항목을 다양하게 검토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모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와 같을 수도 있다. ESG 경영에서 실질적 성과가 있는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만의 ESG 이슈를 찾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대성 평가’를 해야 하며, 여기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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