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고물가·고금리·고환율)가 한국 경제를 옥죈다. ‘Perfect Storm(대형 복합위기)’까지 거론된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민선8기 시정부가 출범했으나 인천 경제 역시 녹록지 않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IMF 외환위기 때처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 어떤 밑그림을 그려야 할지 짚어 봤다.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

# IFEZ, 구원투수에서 외자 유치 효자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IFEZ는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도시개발 역사를 기록 중이다. 

2003년 8월 한국 최초의 경제자유구역(FEZ)으로 지정된 IFEZ는 눈부신 성과를 일궈 냈다. 122.42㎢(송도 53.36㎢, 영종 51.26㎢, 청라 17.80㎢)의 땅 덩어리가 19년 만에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대명사가 됐다. 그간 41조6천억 원 규모의 천문학적 사업비가 투자된 IFEZ는 올 5월 말 기준 41만942명(외국인 6천578명 포함)이 상주하는 글로벌 혁신도시로 탈바꿈했다.

해당 기간 입주 사업체만도 외국인 투자기업 171개와 더불어 3천365개에 달해 글로벌 비즈니스, 첨단·서비스산업의 생태계를 갖춘 도시로 변했다. 무엇보다 IFEZ의 자랑거리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다. 

올 5월 기준 누적 FDI는 141억 달러다. 이는 FEZ 지정 당시인 2003년 1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상황을 감안하면 1만4천100배가 늘어난 수치다. 또 전국 FEZ 누적총액 194억 달러의 72%를 차지하는 금액이기도 하다. 이는 외자가 부족해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 경제에 IFEZ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투자유치가 힘들었던 2020년과 2021년에도 미국 펀드매니지먼트 기업 ‘EMP벨스타’ 3억 달러 증액 투자, 미국 인스파이어 인티그레이티드리조트의 2억 달러 조기 투자 등으로 코로나19 파고를 넘기도 했다. 

영종국제도시 자기부상열차.
영종국제도시 자기부상열차.

# 혁신산업 생태계로 무장한 IFEZ

IFEZ는 해를 거듭하면서 비전이 몇 차례 수정됐다. FEZ 지정 초기 동북아 물류 중심도시에서 비즈니스 중심도시, 글로벌 비즈니스 프런티어로 변천을 거듭했다.

이를 통해 핵심 전략 산업별 특화 육성 방안이 마련됐다. 나름의 혁신생태계 조성이다. 전략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 도시의 비전을 달성하고자 IFEZ 내에 국제 비즈니스 벨트 구축, 글로벌 교육과 연구개발(R&D) 거점 마련, 마이스(MICE)산업 경쟁력 강화, 교통 인프라 개선에 지속적으로 나선다.

여기에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클러스터 조성, 첨단기술 융·복합 허브, 혁신성장 스타트업 벤처도시, 산학연 산업생태계 활성화 등 미래 신성장 산업도시로의 전환에도 채찍을 가한다.

무엇보다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백신허브 조성이 대표적이다. 2020년 단일 도시 기준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88만L)을 갖춘 도시의 탄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44만L), 싱가포르(27만L)를 넘어섰다.

청라국제도시 로봇타워.
청라국제도시 로봇타워.

송도는 현재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5개 의약품 제조사와 머크, 생고뱅, 아지노모도제넥신, 싸이티바, 찰스리버 등 6개 외국계 바이오 원·부자재 기업, 올림푸스, 아이센스 등 5개 의료기기 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원의료재단, 유타인하DDS연구소 등 연구와 서비스기관 7개소, 연세대학교, 겐트대학교, 바이오분석지원센터 등 5개 인재양성기관이 바이오 산학연 클러스터를 형성한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 독일 싸토리우스, 미국 싸이티바 등 바이오 관련 국내외 기업과 연구소들의 추가 입성도 계획됐다.

또 송도 11공구 내에 바이오 클러스터 확대(기존 공급면적 92만㎡→200만㎡), 바이오공정인력양성센터와 바이오 랩허브 건립·운영(2025년), K-바이오 혁신센터 건립, 셀트리온 제3공장 증설(3만L),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증설(25만6천L) 등 바이오의약 앵커기업의 생산시설 확대 등이 진행되는 상황이어서 글로벌 백신 허브로 자리잡을 날도 멀지 않았다.

청라 IHP 도시첨단산업단지와 로봇랜드, 영종 항공일반산업단지를 활용한 수소산업과 항공정비산업 생태계 조성도 나름의 성과를 내는 상황이다.

우선 청라 IHP산단 내에 현대무벡스 등 수소산업 분야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유치해 이 분야 가치사슬을 형성했다. 또 로봇랜드 내 5개 특화단지(약 25만㎡)에 로봇 분야 기업 58개 사가 입주해 사업을 영위한다.

여기에 커넥티드카 부품 연구개발·인증평가 연구기관도 유치해 미래형 모빌리티 테스트베드화에도 나서는 중이다. 영종지역 MRO 분야 앵커기업 및 항공사의 MRO 부문 자회사 유치에도 나서 항공정비산업 생태계 조성 지원 성과를 낸다.

특히 항공·항만·육상의 입지를 바탕으로 한 국내외 물류기업 유치로 복합물류산업 활성화를 꾀한다.

# 패러다임의 변화

6·1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새로운 시정부가 탄생했다. 민선8기의 출범이다. 하지만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 

과거처럼 IFEZ만 성장하던 시대는 끝났다. 낙후된 원도심과 동반성장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추진해야 한다. 민선8기 시정부가 내세운 대표 공약과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뉴홍콩시티 건설 ▶제물포(인천내항) 르네상스 ▶수도권매립지 미래 자산으로 활용 등이 대표적이다. 

청라달튼외국인학교 학생들.
청라달튼외국인학교 학생들.

이들 공약은 FEZ 지정과 연계됐다. IFEZ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시 정부가 이들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과 마스터플랜 수립을 어떤 틀에서 마련할지는 몰라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역할 대비에 나서야 한다. 19년간의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 전략의 새 판을 짜야 한다.

지난해 9월 ‘경제자유구역 지정과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같은 해 12월 핵심 전략산업으로 선정된 ▶바이오헬스케어 ▶스마트제조 ▶항공복합물류 ▶지식·관광서비스산업의 영역을 벗어난 새로운 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앞으로 휘몰아칠 경제위기 파고를 넘을 IFEZ만의 틀을 준비해야 한다. 인천 내 FEZ 지정 확대를 꾀하는 민선8기 시정부의 원도심 활성화 정책과 연계한 묘안이 만들어진다면 19년 전 탄생한 IFEZ가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될 듯싶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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