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

루크 버기스 / 토네이도 / 1만8천 원

우리는 흔히 자신과 자신이 원하는 대상 사이에 일직선이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선은 구부러졌으며, 그 사이에는 그것을 원하는 동기가 된 사람이나 사물이 있다.

즉, 우리의 욕망은 모델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우리는 다른 사람과 모방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게 된다. 이처럼 ‘모방’은 인간의 강력한 본능으로, 벗어나거나 극복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는 사람의 인생과 그렇지 못하는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구별된다. 후자의 경우 자신의 원하는 바를 끝내 찾지 못한 채 너무나 쉽게 갈등과 경쟁의 사이클에 갇혀 버리게 된다.

이 책의 저자 루크 버기스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스탠퍼드대 교수였던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기반해 인간의 모든 심리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겉으론 잘 드러나지 않는 우리 주변의 ‘모방 욕망’의 모습과 그 힘을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인간이 어떻게 그리고 왜 서로를 모방하는지를 쉽고 명확하게 풀어준다. ‘왜 원하는가’를 이해하는 일만큼 가장 강력한 지적 도구는 없다고 강조하는 버기스는 과학, 철학, 심리학, 사회학 등 분야를 넘나드는 고찰을 통해 인간 욕망 메커니즘의 정확한 이해를 돕고, 또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일상과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낼지 안내한다.

책은 인간의 욕망이라는 복잡하고 미묘한 이론을 새롭고 명확한 관점으로 꿰뚫으며 동시에 생생한 사례들과 연결해 즉시 실천하는 전술 목록처럼 제시했다.  

사람들은 시간이나 공간, 돈, 지위 등에서 우리와 충분한 거리를 두는 사람들과는 경쟁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 가까이에서 밀접하게 접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과는 무언의 경쟁을 벌인다.

저자는 이를 셀레브리스탄, 프레시매니스탄으로 구별하며, 프레시매니스탄 모델들이 우리의 직접적인 경쟁자이자 모방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괴짜 같은 행동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스티브 잡스의 모델이 된 그의 동기생 로버트 프랜들리드, 트랙터 제조업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슈퍼카를 만든 람보르니기와 그의 욕망에 불을 지핀 페라리 등 흥미진진한 관계 속에 존재하는 욕망의 원리를 만난다.  

통일의 눈으로 봉화를 다시 보다

강동완 / 너나드리 / 2만1천 원

이 책에서 함께 통일감성여행을 떠날 곳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인 경남 봉하마을이 아니라 경북 봉화군을 말한다.

봉화는 ‘하늘 아래 첫 동네’, ‘한국의 시베리아’, ‘오지 중의 오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곳이지만 사실 통일의 마음을 오롯이 담아놓은 비밀의 화원이라고 해야 할까?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나는 지금 봉화를 쓸 수 없다. 그것은 시간이 없어서도 아니고 지면이 모자라서도 아니다"라고 기록했다.

봉화에 대해 ‘옛 이끼까지 곱게 간직한 살아있는 민속촌’이라고 극찬한 그는 "봉화를 진짜 사랑하는 사람은 봉화의 전통마을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봉화 답사기를 포기했다고 한다.

전국에서 사원이 가장 많은 곳으로도 유명한 봉화는 역사적으로 보면 공민왕의 피난처로, 정도전의 이상 도시로,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태백산 사고지이기도 했다.

통일의 눈으로 봉화를 바라보면 무엇보다 백두대간과 금강송이 떠오른다. 금강산에서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자생하는 금강송(金剛松)은 금강산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백두와 금강을 품은 봉화를 통일의 눈으로 다시 보려 한다. 봉화만의 특별한 통일 코스를 만나 보자.

서른 살 매립지 이야기

신창현 / 연두에디션 / 1만6천500원

책에서 저자는 "수도권매립지의 쓰레기로 전기를 만들듯이, 사람들의 이야기로 희망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수도권매립지와 30년을 함께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과 이야기들이 스며들었다. 같은 책이라도 읽는 독자에 따라 마음의 울림이 다르듯, 독자들이 읽으면서 당시 사람들이 경험한 감정, 상황, 느낌을 생동감 있게 전달받을 듯싶다.

저자는 "「서른 살 매립지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읽고 수도권매립지와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수도권매립지의 소년 시절과 청년 시절. 그 안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지난해 7월부터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근무 중인 저자는 "수도권매립지 초창기이던 1995년, 사무실 필수 비치품 중엔 파리채가 있었다. 그만큼 파리가 들끓는 직장이었다"고 회상한다.

저자는 매립지를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려고 노력한 지난날들을 떠올리며 이 책을 썼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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