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게 대통령실이 장악됐다"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실 인적 구성에 대해 "핵심 요직은 검찰 출신 측근들로 채워졌다"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의해 장악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의 절반가량을 윤석열 정부의 ‘사적 채용’ 논란 등 인사 난맥상을 비판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엄격한 공사 구분은 공직자에게, 더구나 대통령에게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라며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만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대통령실 지인 채용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인사 논란은 점입가경"이라며 김 여사도 거론했다.

그는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시 민간인 지인이 수행해 논란이 컸다"며 "그럼에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민간인 신분으로 1호기에 탑승하고, 영부인 관련 업무를 처리한 일마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며 "특히 김 여사와 관련된 논란과 국민의 우려에 윤 대통령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실세라는 말까지 나와서야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며 탄핵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윤 대통령 지지율이 최근 급락한 것을 거론하며 "48.6% 득표율로 당선된 윤 대통령 최근 지지율은 32%다. 곧 30%도 무너질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며 "출범 두 달 만에 정권 말기 레임덕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대선 이후 두 달가량 인수위 기간에 새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제대로 들어본 바가 없다"며 "오직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뿐"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보복성 기획수사와 구시대적 종북몰이로는 국면 전환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오히려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할 수준의 더 큰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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