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위진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에크모(ECMO) 치료 시 필수적인 항생제 투여 권고안을 마련했다.

25일 길병원에 따르면 에크모는 심장성쇼크, 급성심부전 등 심장 중환자가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없어 생명 유지가 어려운 경우, 적절한 혈액순환 유지를 위해 체내로 삽입하는 기계순환보조 장치다.

위진 교수팀은 에크모 적용 심장 중환자에서 감염 예방이나 치료 목적으로 투여하는 항생제의 적정 투여 용량 권고안을 연구·발표했다.

에크모 적용 환자는 대부분 위중한 기저질환 때문에 장기간의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한데, 치료 과정에서 다양한 침습적 장치들이 사용되고, 면역 기능이 저하돼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다.

장기간 에크모 적용 환자의 60% 이상에서 감염이 확인되고, 에크모 유지 중 발생하는 감염 합병증은 사망 위험을 38~63%까지 증가시킨다고 알려졌다.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서는 여러 변수들로 인해 각 약물마다 다양한 약동학적 변화가 발생하고, 이는 약물의 혈중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항생제의 혈중 농도가 목표 치료범위보다 낮게 되면 감염 치료 효과의 감소 또는 실패로 이어지게 되고, 반대로 높게 되면 독성을 유발하게 되므로 적절한 목표농도 유지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에크모 적용시 각 약물별로 혈중농도 변화를 고려한 투여용량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내용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적은 없다.

위진 교수는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게 항생제를 통한 감염의 적절한 예방과 치료는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위한 연구는 이제껏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위진 교수 연구팀은 에크모 적용 심장중환자들 중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Piperacillin/Tazobactam)을 투여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의 시간대별 혈중 농도, 환자와 에크모 관련 변수들을 분석, 에크모 적용 시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투여 권고안을 마련해 제시했다.

연구 결과, 환자의 중증 질병 상태나 에크모, 지속신장대체요법과 같은 체외순환은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약동학을 크게 변화시킨다고 밝혀졌다.

위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에크모 적용 환자에서 항생제인 피페라실린/타조박탐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 약동학 연구"라며 "감염 합병증을 낮추고 궁극적으로 환자들이 건강하게 회복하도록 돕는데 가장 큰 의의를 둔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에크모 적용 중환자에서 피페라실린/타조박탐의 집단 약동학과 용량 최적화, 동반 신대체요법의 영향 연구(Population Pharmacokinetics and Dosing Optimization of Piperacillin-Tazobactam in Critically Ill Patients on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and the Influence of Concomitant Renal Replacement Therapy)’라는 제목으로 미국 미생물학회 공식학회지이자 세계적 수준의 SCI 저널인 「Microbiology Spectrum」에 매우 높은 저널 영향력지수(Impact Factor 9.043)로 게재됐다.

이인엽 기자 yy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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