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직장인 A(37)씨는 업무 도중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과 함께 발작을 일으키며 의식을 잃은 채 쓰러졌다.동료의 도움을 받아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검사 대기자가 많아 응급 혈관 조영술이 가능한 시화병원 심·뇌·혈관센터로 전원을 결정했다.
 

연락을 받고 대기하던 시화병원 뇌신경외과 진성원 과장은 곧바로 뇌혈관 조영술을 진행한 결과, 뇌의 좌우 혈관이 만나는 전교통동맥에서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한 사실을 발견한 뒤 지체하지 않고 뇌동맥류 내부에 백금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함으로써 재출혈을 방지하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했다. <사진>
A씨는 신속하고 정확한 시술 덕에 뇌혈관질환 골든타임(증상 발현 후 3시간 이내)을 지켜 의식을 되찾았고, 약 4주간의 치료 끝에 후유증과 합병증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걸어서 퇴원한 뒤 정기적인 외래 진료를 받으며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했다.

모든 뇌동맥류 파열 환자들이 이처럼 좋은 예후를 갖게 되지는 않으며,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올라 터지게 되면 3분의 1 정도는 도착하기 전 사망하고, 시술을 받더라도 심각한 장애가 남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중재 시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이상 소견 진단 시 곧바로 응급 시술을 시행할 만한 최첨단 혈관조영장비가 마련된 병원으로의 내원이 중요하다.

진성원 과장은 "뇌혈관질환은 적정 시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느냐에 따라 환자의 예후가 달라지는 급성기 질환이기 때문에 골든타임이 생명"이라며 "지역 내 중증·응급 뇌혈관질환자들이 더 이상 서울이나 타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를 기다리며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흥=이옥철 기자 ocle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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