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철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교수
임병철 한국폴리텍대학 화성캠퍼스 교수

올해 1분기 자동차 등록대수는 2천500만 대 돌파를 예상한다. 탄소중립 정책 등에 따라 전기, 수소, 하이브리드와 같은 친환경차도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제조사별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 자료를 보면 현대차가 1천38만 대, 기아차가 696만 대로 두 회사의 비중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한국지엠, 르노삼성은 각각 6%, 쌍용 5%, 그 외 수입차는 292만 대로 12%를 차지한다. 

연료별로는 친환경차의 등록 대수가 꾸준히 증가해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돌파하며 성장세다. 이에 발맞춰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도 친환경차와 연계된 신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지하고 보수하는 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는 인력은 급격하게 줄어들어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린다. 

국내외 자동차의 유지·보수는 대부분 자동차 제조사에서 전국망을 통한 프랜차이즈 형태의 서비스협력사를 둬 운영되고 있으나 기존 엔지니어들의 직종 이동,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젊은 엔지니어 유입의 어려움 등 인력 확보에 이중고를 겪는 형국이다. 

자동차 정비업의 인력난은 수요·공급 측면 외에도 제도 및 근무환경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자동차를 유지·보수하는 직종 특성상 힘들게 일을 배워도 타 직종과 비교했을 때 그에 따른 보수가 뒤따르지 않아 장기 근속이 어려운 실정이다. 

제조사에 연결된 서비스 협력사는 제조사 및 손해보험사에서 업체별로 정해진 시간당 기술료를 산정해 청구한다. 그러나 엔지니어의 기술력, 작업환경은 고려되지 않은 채 기존 관행이나 주관적 평가 기준으로 정해지다 보니 근무환경이나 직원 복지를 개선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와는 달리 BMW, 볼보 등 일부 수입차 기업들은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을 통해 고등학교 3학년부터 전문대학 졸업까지 3년의 교육기간 동안 기업에서 미리 정식 근로계약을 맺는 일·학습 병행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인 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국내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90% 이상의 애프터서비스를 포함한 유지·보수를 서비스협력사를 통해 처리하고 있지만 유지·보수의 핵심을 담당하는 엔지니어, 전문기술인력 양성의 중요성은 간과한다. 

자동차 유지·보수는 특별한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엔지니어 대부분이 최저임금으로 시작하지만, 실제 작업환경을 보면 매년 새로운 기술로 업그레이드돼 자동차시장의 신기술을 따라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유입되는 전문기술인력의 원활한 공급과 더불어 자동차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기술인력의 하이테크 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 지원 연계가 필수적이다. 

국내 자동차를 만드는 기술 수준과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이를 뒷받침하는 유지·보수 등의 서비스와 기술인력의 전문성 확보가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 국내 제조업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확대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제조사인 국내 대기업의 관심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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