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철 양주시의회 의장
윤창철 양주시의회 의장

첫출발, 첫인상, 첫 마음. 처음은 언제나 새롭고 설레지만 두려움도 공존한다.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 때문이다. 때로는 시작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 

‘처음’을 강조한 문학작품을 살펴보면 동화작가 정채봉의 시 ‘첫 마음’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정채봉은 티 없이 순수한 아이의 시선으로 첫 마음을 표현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중략), 나는 너, 너는 나라며 화해하던 그날의 일치가 가시지 않는다면(중략), 이 사람은 그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미국에도 첫날 정신을 유독 강조하는 기업이 존재한다. 디지털 정글의 제국을 건설한 제프 베이조스(Bezos)가 이끄는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Amazon.com)이다. 그는 아마존 주식을 상장한 후 매년 투자자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첫날 정신을 자주 언급한다. 늘 첫날처럼 일해야 한다는 데이 원(Day 1)정신이 핵심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매일 새롭게 도전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베이조스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그는 "둘째 날(Day 2)은 정체이고, 고통스러운 쇠락과 죽음이 뒤따른다"며 "그래서 아마존에서는 항상 첫날이다"라고 했다. 이렇게 첫날 정신을 지켜내는 방식으로 아마존의 성공을 이끈 베이조스는 2018년 빌게이츠 마아크로소프트 창업자를 제치고 아마존 창업 24년 만에 세계 1위 부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제9대 양주시의회는 지난 7월 1일 출범했다. 출범 전부터 양주시의회에 많은 시민과 언론의 이목이 쏠렸다. 관심이 쏠린 데에는 여러 가지 사정이 존재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7대 의회에 이어 여야가 4대 4 정확히 균형을 이뤄 동수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출범 후 지역에서는 원 구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며 화제를 낳았다. 시의원 모두 초선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은 이유다. 의정활동 경험과 경륜이 없어 집행기관을 감시·견제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쩌면 당연한 추측이다. 1991년 양주시의회 개원 이후 초대 의회를 제외하고 모든 의원이 초선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주시의회를 이끄는 의장으로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우려와 걱정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9대 의회의 의정 운영 방향을 정하는 데 고민이 더욱 깊고 신중하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치를 이뤄 시의회가 집행기관과 함께 양주 발전의 동반자로 거듭나면서도 이와 더불어 의회 본연의 기능인 감시·견제도 소홀함 없이 해내야 한다. 

산고 끝에 나온 3가지 의정활동 방향은 혁신의정, 경청의정, 정책의정이다. 변화를 주도하는 ‘혁신의정’을 펼쳐 조례 제정, 예산 심사, 정책 개발로 시민에게 더 큰 행복을 안겨드리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항상 귀담아 듣고 시의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열린 마음으로 경청의정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이렇게 활발한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내려면 무엇보다 시의원들의 의정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 의회 스스로 전문 역량을 키워 새로운 정책을 제안하는 미래지향적인 의회로 기초의회의 지평을 넓혀 보려 한다. 정책의정은 양주시의회의 지향점이다. 

이제 제9대 양주시의회는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첫발을 뗐다. 임기 내내 첫날의 활력을 유지하고 초심을 잃지 않으며 강력한 실천이 뒤따라야만 이룰 수 있는 성과다. 의장부터 앞장서서 노력하겠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지방자치법을 계기로 실질적인 자치분권 시대가 열린 만큼 그 혜택을 시민 여러분께서 충분히 체감하도록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 정채봉의 시 ‘첫 마음’과 베이조스가 쓴 연례 서한을 마음속에 새기며 양주시의회의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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