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구룡중학교 체육관 임시대피소를 찾아 침수 피해를 본 구룡마을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중부권 집중호우 사태 대응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비판 공세를 지속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무리한 집무실 이전’에서 비롯됐다며 공세 수위를 한층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서울이 물바다가 되는 때에 대통령은 뭐하고 있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급기야 SNS상에 무정부 상태란 말이 급속도로 번졌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공무원 출근 지침을 빼면 어떤 상황 대응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대통령이 모습도 드러내지 않고 전화로 위기상황에 대응했다는데,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의 인식도 심각하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는데, 서초동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라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기존 정부에서 했던 것만 그대로 반복했어도 이런 일이 안 생긴다"며 "인명피해가 난 현장에 가서 ‘침수가 되는 걸 내가 봤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어떻게 그 현장에 가서 그런 말을 하는지 받아들일 수도 없고 납득도 안 돼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은 무리한 용산 집무실 이전"이라며 "청와대를 기준으로 보면 집무실과 관저, 위기관리센터가 차량으로 1분 이내에 있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정부가 위기관리를 해 오는 과정에서 가장 효율화된 시스템이 모인 곳"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일을 하려면 위기관리센터로 가셔야 한다"며 "위기관리센터는 전국 240여 개의 시군구를 연결할 수 있다. 서초동 아파트에서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느냐"고 말했다.

윤 의원은 "아마도 서초동 아파트에는 비화 전화기라고 도청이 안 되는 전화기 몇 대 정도가 있으리라 추측된다"며 "윤 대통령이 신도 아니고, 전화기 몇 대로 어떻게 재난 상황을 관리하고 점검한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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