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서보원 ㈔글로벌녹색경영연구원 교수

‘누가 평가하는가? 평가의 대상은 무엇인가?’에 따라 평가 기준과 척도가 다르다. 개인은 S-D-G(See-Do-Get) 사이클의 흐름으로 늘 보고, 행동하고, 그리고 얻는다. 사람은 본 만큼만 행동하고 행동한 만큼 얻는다는 뜻이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보이는 것만 보는 사람이 있고, 보여 줘도 못 보는 사람이 있고,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는 사람이 있으며, 보이면 그 이면의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로 다양하다. 

기업도 사람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통찰력(Insight)을 가진 CE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SG 측면에서 Governance, 즉 지배구조의 역할이다. 기업의 환경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익모델을 찾고, 지속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내다보는 힘이 필요한 시기다. 기업은 생물이다. 자금을 조달하고 운영해 지속성장하며 조직을 통해 시너지를 키우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역동적인 생명체이다. 

가치에는 눈에 보이는 명목가치(Nominal Value)가 있다. 그리고 명목가치 이면에는 내재가치(Intrinsic Value)가 존재한다. 어떻게 보면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기업의 내재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것이 ESG를 통한 ‘뉴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이유다. 

전통적으로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에게는 주식을, 투자자들에게는 채권을 발행한다. 그리고 주주 지분에 대해서는 이익배당을, 채권자 지분에 대해서는 이자라는 자본비용의 형태로 지분 투자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다. 자금을 가진 자, 즉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중심이다. 돈줄을 쥔 자의 의사결정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투자자금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투자안이 있어도 의미가 없게 된다. 투자 대상 회사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려는 의도 또한 돈을 앞세운 힘이다. 

투자자들은 위험을 안고 있는 투자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기업의 가치평가나 평판에 관심이 많은 이해관계자로는 단순히 투자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이해관계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을 구분할 때 많이 인용하는 SPICES 모델이 있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S(Shareholder, 주주), P(Partner, 협력업체), I(Investor, 투자자), C(Customer, 고객), E(Employee, 종업원), S(Social community, 사회적 커뮤니티 공동체)이다. 이들 각자는 다양한 역할과 방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기업의 평판을 등급(star, 별)으로 매기는 그런 시대다. 이는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 목적인 주주자본주의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욕구 충족을 위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 양상이 돋보이고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각자 다면적이며 다각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있다. 주주는 이익배당을, 협력업체는 동반성장을, 투자자인 금융기관은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고객은 의미 있는 소비를, 종업원들은 그들의 복리후생과 안전한 작업환경을, 사회공동체는 소득·인종·성별·지역 차별 해소와 함께 공유가치의 실현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업의 내재가치 척도인 비재무적 성과에 대한 인식에서 ‘뉴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가치평가에서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비교해 보면 현재 가치는 미래 가치보다 항상 크다. 이유인즉슨 미래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 자체가 위험이기 때문이다. 투자안의 결정에도 이러한 위험 요소를 확률계산에 넣고 있다. VaR(Value at Risk, 위험가치)를 계산하기 위한 JP Morgan사의 Risk-Metrics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는 투자위험을 계산한다는 의미다. 위험은 존재하나 그 위험이 얼마인지 계산할 수 있으면 위험은 없는 것과 같다. 칠흑 같은 어두운 골목길에 맨홀이 있는데 어디에 있으며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으면 빠질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위험값(VaR)을 알면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은 늘 투자를 통해 확대재생산을 하려는 DNA를 가지고 있다. 지속성장을 원한다. 이러한 미래에 대한 투자와 전략에는 늘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으며 크기가 클 수도 있다. 위험 요소는 산재해 있고 복잡하며 해결하기가 곤란한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그 위험값을 일일이 계산해서 통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ESG는 기업가치의 ‘뉴 패러다임 전환의 시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ESG 경영이 현상으로 보이는 현재의 공시제도에 내재가치인 보이지 않는 비재무적 성과를 지표화해서 함께 나타내므로 투자위험의 정도를 더욱 정확하게 헤어릴 수 있는 가늠자 역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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