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우리는 지금 새로운 결단의 시기를 살아간다. 구태를 벗고 새로 거듭나기 위한 진통을 겪는다. 그동안 사회 저변에 깔린 가치관은 다분히 가진 자의 논리에서 지배돼 왔고, 위세로 인한 선량한 국민의식은 양심의 등 뒤에 숨어 있었다. 한마디로 불의를 보고도 눈을 돌려버리게 하는 비겁함을 가진 자들의 논리가 강요돼 왔다고 보여진다.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이다. 국민은 정치인에게 국민의 편에서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위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 국정을 이끌어 달라고 국민의 대표로 일해 줄 것을 위임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정치인의 가장 중요한 직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경제인은 정치를 몰라도 되지만 정치인은 경제를 모르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 국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면 정치의 한 축이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을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경제가 정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경제 문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의 핵심 과제가 돼 왔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을 때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회가 아니라 국민을 고객처럼 받들고 국민이 주는 세비를 받을 때마다 국민의 땀과 희생에 보답할 줄 아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기대했지만, 지금 국회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국민을 실망시키는 의정활동을 보여주는 게 사실이다.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국회의원들이 하는 일을 보면 국가의 장래보다는 내가 속한 정당이 얼마나 이익을 보느냐, 손해를 보느냐에 집착해 타협도 모르고 국민을 외면하는 답답한 정치로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300명이 정원이고, 인구 5천만 명으로 봐서 평균 15만 명에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있다. 그들에겐 엄청난 혜택이 부여되는데, 국회의원 생활 하루만 했어도 평생 연금을 받는다. 그 뿐 아니라 국회 의정활동 기간에 어떤 거짓말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 면책특권도 누린다.

이렇게 특권을 누리는 국회의원들은 항상 법의 집행과 정의가 올바로 세워지는 것이 보장되고, 누구라도 억울한 법의 적용을 받아서는 안 된다며 정치 개혁으로 밑바닥부터 뜯어고치겠다고 큰소리치지만 특별한 대안 없이 목소리만 높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반항의 문화가 일어나는 듯해 정말 안타깝다.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정의인 양 행동하고 이것을 선동하는 세력들이 대접받는 사회, 그리고 반대를 위한 시위가 무조건 옳다고 착각하는 사회로 변해 가는 현실이 참으로 걱정된다.

물론 정책이 자기와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반대할 수 있다. 하지만 입만 열면 민생을 돌보겠다는 정치인들이 자기 맘에 안 들면 개혁하라고 외치고, 내 맘에 들면 기준도 줏대도 없이 하는 정치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식의 정치라면 초등학생들에게 맡겨도 현 의원들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게다.

각 정당 내 갈등과 세대 간 갈등, 집단과 집단 간의 갈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이 개인적인 이해관계나 부적절한 행동, 특정 집단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목소리만 낸다면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불만 속에 사회기강이 해이해지고 정의가 없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

국회가 법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회가 될지 의원들은 모른단 말인가?

국민은 법을 지키려고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나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모든 것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사회가 어떻게 굴러갈까 생각해 봐야 한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기들은 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를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국회의원들이 법을 위반하거나 국회 의무를 태만해도 국민들이 용서할 것이란 착각은 위험한 사고다. 국민이 위임해 준 정권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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