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10개 군·구의 보건의료공약이 대형 의료시설 유치에 집중되면서 의료취약 지역이나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인천공공보건의료지원단의 ‘민선8기 인천시 군·구별 보건의료 공약 분석’에 따르면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보건의료시설 구축 관련 공약이 가장 많았다.

유정복 시장은 공공의료서비스 확대의 일환으로 인천제2의료원 건립과 영종국립대학병원 유치,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등을 보건의료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공약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에도 포함됐기 때문에 설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맞춰 중구와 연수구, 계양구가 관할 구역 내 설립 부지를 제안하며 인천제2의료원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해 유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중구는 국립대학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영종 지역은 응급의료시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어 주민들의 요구가 높다. 동구와 강화군은 감염병 관련 의료기관 유치를 약속했다. 이 지역은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 돼지열병 등을 경험한 곳이기 때문에 공약에 반영됐다. 이 밖에도 연수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신규 지정 추진, 송도세브란스병원 조기 완공 공약이 있다. 강화군은 민간 의료기관 시설 고도화 지원이 공약이다.

반면 의료취약지 인프라 구축 공약은 빈약하다. 인구가 적은 소지역 단위로 건강증진 사업을 지원하는 건강생활지원센터 공약은 부평구만 제시했다. 현재 인천에서 건강생활지원센터는 연수구 1곳, 남동구 1곳, 부평구 1곳, 서구 4곳만 설치됐다. 인구 규모가 큰데 반해 보건소 접근성이 떨어지는 소생활권 지역은 주민의 소생활권 단위의 건강증진 차원에서 이런 건강생활지원센터를 더 확충해야 한다.

옹진군은 백령병원의 의료시설 보강과 의료진 확보, 닥터헬기 백령도 상주 배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옹진군은 23개 유인도 중 백령병원이 유일한 병원급 의료기관이기 때문에 다른 도서 지역에 대한 지원 정책 보충이 필요하다.

장애인 대상 보건의료 공약으로 중구는 장애인 재활과 교육 지원확대를, 동구는 장애인 맞춤 치아서비스를 약속했으며, 다른 군·구는 관련 공약이 없다. 인천 인구 대비 등록장애인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5%로, 서울 4.1%, 경기 4.2%보다 높은 편이지만 공약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한 보건의료 종합계획을 수립하려면 중앙과 지자체의 보건의료 정책을 비교하고 각 지역의 보건이슈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인천공공보건의료지원단 관계자는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을 겪으며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이 주요 공약으로 제시됐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대상자별 보건의료 수요에 비해 관련 공약 제시가 부족하다"며 "올해는 지자체가 중장기 보건의료종합계획을 수립하는 해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 단체장의 공약사항을 면밀하게 검토해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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