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라클(WERACLE)

박위 / 토기장이 / 1만5천 원

이 책은 38만 유튜브 채널 ‘위라클 WERACLE’을 통해 희망을 전하는 박위의 이야기다. 위라클 채널의 영상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린다. 희귀병 진단으로 좌절에 빠진 사람,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 하루하루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 등…. 그들은 모두 위라클을 통해 위로받고 삶의 희망을 갖게 됐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을 나눈다.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진단을 받고 모든 것이 멈춰 버렸을 때 느꼈던 감정, 퇴원 후 죽을 힘을 다해 재활에 힘쓰던 과정, ‘장애’와 우리 사회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 유튜브 채널 위라클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 이후 변화된 삶을 생생하게 이야기한다.

유튜브 채널명은 자신의 이름이자 ‘우리’라는 뜻을 나타내는 ‘We’와 기적을 뜻하는 ‘Miracle’을 합쳐서 ‘위라클 WERACLE’로 지었다. 그가 경험하는 삶이 이미 기적임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그 기적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의미도 전달하는 이름이다. 

그는 영상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과 통화를 하거나 직접 찾아가서 용기를 전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가 휠체어를 타고 자신을 찾아오는 일만으로도 삶의 의욕을 되찾는다. 그리고 자신도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결심한다. 이제 위라클의 구독자는 너무 많아져 모든 이를 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구독자들이 연대해 서로에게 힘이 돼 주기를 꿈꾼다.

그는 다치고 나서 오히려 일상의 감사와 행복을 느끼게 됐다고 말한다. 과거에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상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으며 기적과도 같은 삶임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이제 자신은 휠체어 없이는 단 하루도 살지 못하지만, 오히려 이런 불완전한 삶으로 인해 인생의 진정한 행복과 가치를 깨닫게 됐다고 고백한다.

좌절 가운데서도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고 0.000001%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희망을 품고 지금까지 달려온 그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그리고 우리가 매일 누리는 삶 그 자체가 기적임을 깨닫게 해 준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조원경 / 페이지2북스 / 1만8천500원

세계경제는 유례없는 불확실성의 시기를 맞이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각종 경제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된 대량의 돈 풀기와 이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일상이 됐다. 끝을 모르고 올라가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부동산시장에는 냉랭한 찬바람만 분다. 물가는 오르고 자산 가치는 떨어지는 가운데 모두 그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대체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표적 경제학자 26인과 그들의 이론을 우리의 식탁 위로 불러내 생생한 현실 사례와 함께 명쾌하게 설명한다. 밀턴 프리드먼, 제임스 뷰캐넌, 대니얼 카너먼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이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원리에 대해 평생을 바쳐 탐구해 온 결과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 

저자는 세계경제뿐 아니라 최근 국내의 상황을 여러 경제원리와 엮어 다양한 시각에서 풀어낸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경제학의 기초 지식을 쌓아 세상을 보는 시야는 물론, 현재의 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해답을 찾는 눈도 키운다.

돌봄이 돌보는 세계

다른몸들 / 동아시아 / 1만7천 원

코로나19 바이러스 창궐 이후 한국에서도 돌봄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코호트격리 중심의 방역대책으로 인해 돌봄이 필요한 중증장애인과 환자들은 시설에 격리된 채 감염을 넘어 생존권을 위협받았고, 어린이집과 노인주간보호소가 연달아 폐쇄되며 수많은 시민이 일상의 재난을 경험했다. 의료진을 비롯한 돌봄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 또한 조명되며 그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 책은 지금까지 분절적으로 등장했던 돌봄을 둘러싼 문제들을 연결해 돌봄에 얽힌 다층적인 현실을 읽어내려는 시도다. 사회학자, 보건학자, 여성학자, 문화인류학자, 노동운동 활동가, 장애인운동 활동가, 질병권 운동 활동가, 동료 상담가, 질병 당사자가 모여 각자의 주제에서 돌봄이 취급돼 온 방식과 경로를 검토하고, 돌봄에 새겨진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조명한다. 자본·성장·경쟁 중심 사회가 초래한 팬데믹과 기후위기의 시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새로운 사회적·정치적 패러다임으로서 ‘돌봄’의 가능성과 가치를 선명하게 그려 나간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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