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학자들은 수천 년 동안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들은 "1마일을 4분 이내에 달린다면 심장과 허파가 파열되고, 극심한 스트레스와 긴장이 가해지고, 관절과 근육, 인대, 힘줄이 터진다"고 단언했다.

 이 같은 믿음은 1954년 5월 6일, 영국의 아마추어 육상선수인 로저 배니스터(Roger Bannister)가 깼다. 로저는 3분59초4로 1마일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그는 매일 훈련이 끝난 뒤 한 시간씩 ‘상상 연습’을 했다고 한다. 1마일을 4분 안에 달리는 자신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머릿속에 그렸다. 이 이야기는 ‘노력하면 이뤄진다’는 교훈과 함께 도전과 믿음의 힘을 일깨워준다.

 누군가는 로저의 성공을 기적이라 말하지만 사실 진짜 기적은 그 다음 일이다. 로저가 한 차례 벽을 깨고 난 다음 한달 만에 10명의 선수가 4분 벽을 뚫었다. 일년 뒤에는 37명이, 2년 뒤에는 300명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1마일을 4분 안에 주파하는 일이 불가하다 여겼던 사람들이 ‘나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문화면에 ‘위라클(Weracle)’이라는 신간을 소개하며 로저의 일화가 떠올랐다. 저자인 유튜버 박위 씨는 8년 전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진단을 받았다.

 그의 나이 28세였다. 당시 의사는 그에게 "앞으로 영원히 걷지 못하고, 손가락도 절대 움직이지 못 한다"고 했다. 죽을 힘을 다해 재활에 힘쓴 나날이 흘렀다. 8년이 지난 지금 박 씨는 혼자 밥을 먹고 직접 운전도 한다.

 책 이름 ‘위라클’은 우리라는 뜻의 ‘We’와 기적을 뜻하는 ‘Miracle’을 합친 말이다. 박 씨가 운영하는 동명의 유튜브 채널에는 지금도 수많은 댓글이 달린다.

 희귀병 판정으로 좌절에 빠진 사람,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사람, 하루하루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까지. 모두 위라클을 통해 위로받고 삶의 희망을 품었다고 고백한다.

 ‘절대 못 해’, ‘불가능해’, ‘어려워’. ‘힘들 걸’, ‘포기하는 편이 어때’…. 그들이 수 없이 부딪쳤을 한계와 부정의 말을 곱씹어 본다. 부정을 이겨내는 힘은 오직 변화에 대한 공고한 신념이었다. 절대 허물어지지 않을 법한 벽도 ‘가능하다’는 강한 믿음에는 버틸 도리가 없다.

 한 번 트이고 난 작은 물꼬는 어떤 방향으로든 세상을 움직이고 변화시킨다. 함께 이겨낼 힘을 준다. 사람들은 그를 이름하여 ‘기적’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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