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 미군기지 ‘캠프마켓’/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 부평구 미군기지 ‘캠프마켓’/사진 = 기호일보 DB

인천시 부평미군기지 캠프마켓 중 올해 하반기까지 예정됐던 B구역 토양정화사업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7일 시와 한국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1단계로 반환 받은 캠프마켓 A·B구역은 다이옥신과 중금속, 유류 등으로 오염된 토양정화사업이 진행 중이다. 두 구역은 2022년 말까지 정화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 구역 중 B구역은 올해 정화완료를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A구역의 토양정화 공정률은 89%, B구역은 78%다. 특히 B구역은 애초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토양정화사업을 하기로 계획했지만 이미 한 차례 연장했다.

B구역의 토양정화가 늦어지는 이유는 TPH(석유계총탄화수소) 오염 농도가 ‘토양오염 우려 기준’의 많게는 5배 이상 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지 내 일제 조병창 병원 건물 보존 문제가 겹치면서 정화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문화재청은 올해 초 조병창 병원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인천시에 전달했다. 또 국가문화재로 지정하려는 추가 조사도 고려 중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과 국방부, 인천시는 조병창 병원 건물을 존치하면서 토양정화를 하는 법을 논의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시공 방법과 추가비용 분담 비율 등의 논의가 기약없이 길어지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건물 존치 상태에서는 완전한 정화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한국환경공단은 문화재청과 국방부가 건물 존치 여부를 확정하기 전까지는 정화작업을 미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토양정화작업 기간 연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후의 소유권 이전 절차라도 단축해 개방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토양정화가 완료되고 나면 국방부와 소유권 이전 협의와 토지 보상, 매입비 완납, 녹지조성 등 앞으로도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는 소유권 이전 협의가 오래 걸릴 경우 일부 시설을 우선 협의해 부분 개방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음악창작소가 오는 10월에 개소 예정이기 때문에 북측 부지를 가장 먼저 개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조병창 건물 보존과 토지정화 작업에는 인천시가 개입할 여지가 없어 일단은 국방부와 문화재청의 결정을 기다리는 처지"라며 "캠프마켓 개방을 원하는 시민들이 많기 때문에 정화작업이 끝나는 대로 지체 없이 공원조성이 가능하도록 예산확보나 행정절차는 가능한 미리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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