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인천지역을 휩쓸었을 때 큰 피해를 입은 상인들은 30일 적은 양이지만 오랜 시간 내린 비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인천지역에는 8일과 9일 각각 최대 300㎜ 이상의 큰 비가 내렸다. 당시 부평구청사거리 일부 구간이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제한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부 상점들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많은 양의 빗물이 가게로 들이쳐 인테리어는 물론 진열된 상품이 빗물에 젖어 상품성을 잃는 등 적지 않은 재산 피해를 봤다.

당시 찾아온 트라우마로 이 지역 상인들은 비 소식만 들리면 침수 걱정에 가슴이 타들어 간다.

이날 오후 3시께 부평구 청천동 부평구청사거리 인근 음식점, 제과점, 카페 등 상가 골목 상인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A분식점은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업주 B(60)씨는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르다가도 바깥 비 상황을 줄곧 확인하는가 하면, 도로에 물이 차는지 연신 내다보며 비 걱정을 털어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B씨는 "집중호우 당시 가게 안으로 빗물이 들이닥치는 통에 물을 퍼내느라 손님도 받지 못했다. 일부 식재료는 상해 큰 피해를 입었다"며 "많은 양의 비가 내리진 않는다지만 그래도 불안해 어젯밤 잠을 설쳤다"고 했다.

인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C(36)씨 역시 "당시 비가 많이 내려 제빵기구가 흙탕물에 상하는 등 피해를 입어 한동안 장사를 못했다"며 "오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밖을 자꾸 바라보게 된다"고 말했다.

몇몇 상점들은 문을 닫은데다 내부에 물건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폐점한 듯이 보였지만, 인근 상인들은 비 피해 때문은 아니라고 전했다.

카페 주인 D(42)씨는 "주변 상가들이 비 피해를 크게 입었지만 대부분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복구를 마쳐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지금 문 닫은 곳은 그 전에 폐점을 결정한 곳"이라며 "다시는 이 같은 피해가 없도록 정부가 신경을 더 써 주면 좋겠다"고 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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