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인천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김병수 인천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장

아동학대는 아이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건강과 발달을 해치는 행위로, 때리지 않아도 아이가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경우라면 정신적 폭력에 해당한다. 흔히 가정에서 아이의 잘못된 점을 고치기 위한 목적의 훈육이 자칫 아이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는 학대가 될 수 있음을 부모로서 신중히 생각하고 올바른 지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과거 잘못된 문화 중 하나는 부모가 훈육 목적으로 때려서 가르치거나, 윽박지르거나, 욕하며 가르치는 행위는 괜찮다는 훈육 문화다. 이러한 이유로 훈육과 학대의 경계가 모호해 과거 정서적 학대의 위험성을 간과해 온 것도 사실이다.

 아쉽게도 아동학대는 매년 증가하고,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신고가 되지 않은 경우를 포함한다면 몇 배는 더 많으리라 추정된다.

 통계청(KOSIS지표)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2018년 3만6천417건, 2019년 4만1천389건, 2020년 4만2천252건으로 매년 증가하며, 가정 내 발생 또한 2018년 1만9천748건, 2019년 2만3천883건, 2020년 2만6천996건으로 증가 추세다.

 더 큰 문제는 재학대 발생 비율도 2018년 6.9%(2천543건), 2019년 8.3%(3천434건), 2020년 8.6%(3천671건)으로 늘어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느껴진다.

 인격이 형성되고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지 못한 아이들이 성장기에 겪는 상처와 혼란은 스스로 극복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특히 성장기에 학대를 경험한 아이일수록 성인이 돼 무의식 중에 부모가 했던 행동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아동학대 가해자인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동과의 소통과 교육 방법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정서적 비하 발언이나 폭력을 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부모들은 그저 공부 잘하는 아이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좋은 직업을 갖는 학습적 교육에만 집중한 나머지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는 관심이 없었던 탓에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멍들어 간다.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쉽게 포기해서도, 포기할 수도 없는데 이는 부모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행동이 학대에 해당하고, 반복된 행동이 씻기 힘든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결국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올바른 훈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부해야 할 문제는 아이들이 아닌 부모의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자녀를 소유물이 아닌 동등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우리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더할 때 아이들의 내일은 더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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