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지워진 기억 

파코 로카 / 아름드리미디어 / 1만8천 원

이 책은 한 요양원을 배경으로 한다. 살아온 삶도, 이곳까지 오게 된 사연도 각자 다르지만 친구처럼, 때론 가족처럼 함께하는 이들의 요양원이다. 알츠하이머를 앓는 전직 은행장 출신 에밀리오가 아들 내외의 손에 이끌려 이곳에 입원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에밀리오는 자신의 병세를 전혀 모른 채 바쁜 자식들이 자신을 귀찮게 여겨 요양원에 오게 된 줄로만 알고 다른 노인들에게도 시큰둥할 뿐이다. 이러한 그를 스스럼없이 챙겨 주는 이는 룸메이트 미겔. 미겔은 요양원 노인 가운데 가장 의욕적이고 건강한 듯하지만 외로움으로 인한 도벽을 철저히 숨긴 채 생활하는 뻔뻔한 사기꾼이기도 하다.

미겔의 도움으로 에밀리오는 요양원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해 나가지만, 안온한 생활도 잠시뿐. 간호사의 실수로 자신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두려움에 휩싸인다.

은행원이라는 직업적 특성에 비춰 에밀리오를 살펴보면 이성적이고 꼼꼼하며 매사에 철저했던 그였음을 충분히 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사실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온다.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 단정한 차림으로 출근하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일하던 에밀리오. 그가 과거에 연연하며 매일매일 조금씩 무너져 내리는 현재의 모습은 유능하고 젊은 은행장 에밀리오와 완전한 대비를 이루며 알츠하이머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삶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마저 지워 버리는 알츠하이머의 실상을 한 편의 드라마로 촘촘하게 보여 준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생의 가장 빛나던 순간을 떠올리는 노인들의 모습을 작가는 매우 면밀하고 생생하게 그린다. 누군가는 출세 가도를 달리던 날의 기억이, 또 누군가는 육상 트랙을 누비며 메달을 목에 걸던 날의 기억만이 남은 생을 끝까지 살게 하는 힘이라는 점이 절절히 와 닿는다. 잔혹한 노화와 세월은 추억도, 사랑도 송두리째 지워 버린다. 백지가 된 기억의 페이지를 이들은 어떻게 마무리할까.  

공공단체등 위탁선거법전

이선신 / 동방문화사 / 1만8천 원

협동조합의 ‘공명선거’와 ‘합법적 선거운동’을 위한 필수 지침서가 출간됐다.

이 책은 2023년 3월 8일 시행될 농·축·수협, 산림조합 등 제3회 조합장 동시선거에 대비해 선거가 더욱 깨끗하고 공명하게 실시되도록 도움을 주려는 취지로 발간됐다. 

조합장 선거법규의 전체 내용을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편집·수록했다. 또한 주요 판례를 소개하며 조문 내용과 법률용어에 대한 해설과 선거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들도 제시한다.

이 책의 편저자인 이선신 박사는 최근 농협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했다. 감수자는 김두년 박사다. 이들은 현재 한국협동조합발전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박사는 「공공단체등 위탁선거법전」 외에도 협동조합의 건전한 발전 등을 도모하기 위해 「협동조합 경영법규(기관 및 임원)」, 「협동조합 경영법규Ⅱ(조직 및 사업)」, 「바람직한 법과 사회」라는 도서를 펴냈다.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법

이다혜 / 창비 / 1만3천 원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어서 고민인 청소년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는 법’을 알려 주고, 진로를 탐구해 보도록 이끄는 책이 출간됐다.

청소년들은 관심사가 무엇인지, 장래 희망은 무엇인지에 관한 질문을 흔히 받는다. 하고 싶은 일을 분명히 알아서 망설임 없이 나아가는 청소년도 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몰라서 고민인 청소년도 많다. 

이 책은 불안과 부담감 속에서 앞날을 고민할 청소년들을 다독이며,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부터 시작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나가자고 제안한다. 

이다혜 작가는 청소년 독자들이 특별히 의식해 본 적 없었을 자신의 특성을 돌아보도록 이끈다. 꾸미기, 평가하기, 기록하기, 지켜보기, 보살피기, 검색하기, 분석하기, 만들기, 소통하기 등 각자가 편하게 여기고 잘하는 일을 먼저 떠올려 보게 한다. 

이러한 특성을 식물, 우주, 콘텐츠, 과학, 스포츠, 트렌드 등 다양한 관심사와 연결해 제시하며 일상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고, 나아가 진로를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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