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K-콘텐츠’ 역사에 기념할 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현지시간으로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는 내용이다. 이번 주요 부문 시상식에 앞서 4일 진행된 ‘크리에이티브 아츠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기술 부문)’에서 받은 단역상과 시각효과상 등 4개 트로피를 포함하면 무려 6관왕이라는 쾌거다. 

에미상 시상식은 드라마(방송)계의 오스카 시상식으로 불리기도 하며, 미국 방송계에서는 최고로 권위를 갖춘 시상식으로 알려졌다. 이만한 시상식에서 ‘오징어게임’은 비(非)영어권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6개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감독상과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기어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그 중 감독상은 한국은 물론 비영어권 드라마로는 최초라니 그 의미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된다. 

문화라는 게 그렇다. 우리는 보통 감정과 속뜻을 쉽사리 언어로 표현하곤 하지만, 소통의 방법은 언어 말고도 다른 게 많다. 언어가 다르다는 건 문화를 공유하는 데 있어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이 이미 ‘오징어게임’ 신드롬으로 드러난 듯하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 역시 수상 후 인터뷰를 통해 "연기자는 꼭 언어로만 표현하는 일이 아니라 여러 방법이 많은데, (작품의) 메시지와 주제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잘 설명하고 전달하는 과정은 연출과 연기로 가능하다"는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마침 이날 인천시도 ‘시민이 행복한 세계 초일류도시, 인천’을 조성하는 밑그림을 공개했다. 시가 추진하는 초일류도시란 국내외 일류도시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도시로, 세계를 선도하는 초(超)스마트시티를 기반으로 문화와 역사, 환경 등 삶의 질 향상을 지향하는 도시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그 중에서도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제1호 공약이기도 했던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끈 인천내항(옛 제물포)과 주변 원도심 지역을 문화와 관광, 산업이 융합되는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시킨다는 구상이다.

세부 추진 전략을 보면 시는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의 관광 분야에서 항만 자원과 역사·문화를 연계한 관광 콘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항만 등 산업시설을 활용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발굴하고, 월미관광특구와 연계한 해양레저산업을 유치한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를 위해 내년 3월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착수하는 등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전문가 그룹의 자문체계 구축은 물론 시민사회 의견 수렴 등 과정도 거칠 예정이다.

인천의 개항장과 원도심이 지닌 역사·문화를 발굴해 관광산업과 연계한다는 구상은 어딘가 낯설지만은 않다. 시가 내년에 착수한다는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은 기존에 수차례 시도돼 온 구상과 차별화된 내용이어야만 할 터다. 언어를 뛰어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메시지로 다가간 ‘오징어게임’처럼 인천의 문화도 지역과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을 얻고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또 다른 콘텐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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