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기업 /사진 = 연합뉴스
창업기업 /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의 창업이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지만 투자 같은 재정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열악한 투자로 창업생태계가 이뤄지면서 창업기업의 역량이 서울에 견줘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14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최근 낸 ‘경기도 창업생태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경기도의 인구 1천 명당 창업기업 수는 32.0개로 인천(33.0개), 서울(32.3개), 제주(32.2개)에 이어 전국 17개 시도 중 네 번째로 많다.

더욱이 기술 기반 분야에서의 인구 1천 명당 기술창업 수는 5.68개로, 1위인 서울 5.74개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경기도 창업기업은 최근 5년간(2016~2021년) 연평균 6.5% 증가하면서 전국 평균 3.6%를 웃돌았고, 이에 경기도 창업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27.0%에서 2021년 31.1%로 높아졌다.

이 같은 통계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경기도가 단연 창업기업 수도 많지만 인구를 고려한 기업 수도 매우 많아 창업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대표 지역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도내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가 다른 지역과 견줘 열악하게 이뤄지면서 우수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해 100억 원 이상 투자유치에 성공한 경기도 창업기업은 31개로, 서울 198개와 큰 격차를 보였다. 전국 259개 중 경기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2%에 지나지 않았다.

같은 기간 서울의 신규 벤처투자 금액이 4조3천243억 원이었던 반면 경기도는 1조3천71억 원으로 서울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등록된 전국 창업투자회사는 306개인 가운데 250개가 서울에 모였으며, 경기도는 18개로 전체의 5.9%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이 창업하지만, 창업기업에 대한 낮은 투자 탓에 창업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성과인 우수한 창업기업은 서울에 더 많다고 분석했다.

또한 행정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서울시 창업지원과의 올해 예산이 382억 원인 반면 경기도 창업지원과의 예산은 131억 원에 그친 점도 우수한 창업생태계 조성에 악영향을 끼친 원인으로 지목했고, 그 결과 서울의 유니콘기업이 13개인 데 반해 경기도는 1개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연구진은 "민선8기에서 창업이 강조됐고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과 같은 변혁기에 창업기업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경기도는 기술창업을 활성화시키는 데 투자를 더욱 집중해야 한다"며 "창업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체계와 조직도 더욱 확대하고 전문성을 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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