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인천시 옹진군 대이작도 인천남부초등학교 이작분교에 병설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독자 제공>

아이들 웃음소리를 듣기 힘든 인천시 옹진군 섬 마을에 단 한 명의 원생을 위한 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15일 옹진군과 인천남부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인천남부초등학교 이작분교 병설유치원은 이날 개원식을 열었다.

이작분교는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1시간 30분가량 걸리는 자월면 대이작도에 있는 작은 학교다. 1999년 3월 1일 인천남부초등학교 이작분교로 편입된 뒤 학교에 병설유치원을 두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사립 시설도 없던 대이작도에 처음으로 유치원이 생긴 셈이다.

이작분교 병설유치원은 첫 입학생이 단 한 명이라는 사실 때문에 그 시작이 더욱 특별하다. 대이작도를 비롯해 인근 섬은 올 7월 기준 자월면 이작출장소가 집계한 인구 382명 중 만 6세 미만은 고작 3명이다. 아이들이 귀하디귀한 곳이다.

이날 유치원에 입학한 네 살배기 아이는 3년 전 고향인 어촌으로 되돌아간 부모와 대이작도에 터를 잡았다. 병설유치원 첫 입학생은 비록 한 명이지만 그 아이가 받을 교육은 여느 대도시와 다르지 않다. 원장과 원감 말고도 교사 1명과 방과 후 교사 1명이 배치돼 아이와 함께 생활한다.

정봉남 인천남부초 교장·이작분교 병설유치원장은 "도서벽지에서 공교육을 받지 않고 지내던 아이가 이제부터 유아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체계 있는 교육을 잘 받아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며 "대이작에 새로운 교육기관이 생겼으니 이를 계기로 마을이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대이작도 주민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문을 연 유치원을 있는 힘껏 반겼다. 학부모와 교직원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도 개원식을 축하하려고 모여들었다.

더욱이 주민들은 유치원 개원을 계기로 이작도에 젊은 부부들과 아이들이 더 많이 정착해 원생들이 해마다 늘길 바랐다.

학부모 정진헌(52)씨는 "교육환경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여러분께서 신경써 주셔서 유치원에 입학하게 돼 감사할 따름"이라며 "교육시설이 생겼으니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이작도에 정착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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