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인천시 각 구청은 대부분 4년 단위 구금고 운영 약정기간이 올해 말 만료됨에 따라 2023년부터 2026년까지 구금고를 운영할 금융기관 선정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기존 금고를 운영하는 은행들은 수성을 위해, 다른 은행들은 탈환을 위해 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구금고 지정은 각 구 금고지정심의위원회에서 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이 공시한 자료 비교와 입점을 희망하는 은행에서 제출한 제안서 검토를 통해 평가를 거쳐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에 따라 선정 후 금고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사업 중 공모사업, 용역 등은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행정편의를 위해 민간과 협력해 추진하는 공모사업, 용역 등에서 선정된 협상 대상자가 자치단체와 협의를 통해 제안한 사항을 불이행하는 기망행위는 사전 예방하고 근절해야 한다.

각종 공모사업과 용역 등을 진행함에 있어 모든 지자체가 해당 사업의 제안서 평가위원을 공개모집하고 위원 명단의 보안을 철저하게 하는 이유는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다. 당장 눈앞의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허위 제안을 하거나 제안한 내용을 불이행하는 것을 가려내기 위해 평가위원이 필요한 것이다.

그동안 시금고나 구금고 유치를 위해 금융업계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4년 전 A구의 경우 B은행이 100억 원 이내를 지원하기로 약정하면서 기존 운영하던 C은행을 따돌리고 구금고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B은행은 2018년 10월 29일 구금고 업무 취급 약정서를 체결한 후 2019년 4월 9일 당초 약정한 100억 원 이내가 아닌 73억6천만 원으로 조정했다고 한다. 왜 조정됐는지는 자세하게 알 수 없으나 약정서가 변경된 사유가 석연치 않다.

그 뿐 아니라 만기가 임박했음에도 처음 약정한 100억 원을 기준으로 60여억 원을 아직까지 지원하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럼에도 A구는 B은행에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아 주민들이 대책을 요구하며 A구에 공개질의서를 통해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B은행이 100억 원을 내놓기로 했으면 약속을 이행해야지 중간에 73억6천만 원으로 변경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처음 약정 내용대로 이행을 요구하며 변경된 사유를 밝혀 달라는 것이다. 무슨 이유로 지원금액이 줄어들었으며, 약정을 지키지 않은 해당 은행에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 셈이다.

지방자치단체를 기망하는 행위는 주민을 기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여러 공모사업, 용역 등의 사업 가운데 협상 내용 불이행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있다면 정확하게 파악해 재발되지 않도록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의회는 행정사무감사 또는 조사를 통해 과거 자치단체가 진행했던 공모, 용역 등 제안사업의 제안서 전반을 검토해야 한다. 자체 검토를 통해 해당 사례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었다면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임자가 한 일이라 나 몰라라 한다면 안 된다. 지방자치단체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제안사업 불이행과 기망행위 사례를 파악하고, 이와 함께 특정 업체를 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위한 제안서 내용 변경 등의 사례가 있었는지도 함께 검토하는 행정이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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