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박 백비한방병원  병원장
홍순박 백비한방병원 병원장

50대 남성 강모 씨는 한 달간 지속된 허리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 자고 일어난 후 허리를 움직이기가 어렵고, 세수를 할 때나 머리를 감을 때 ‘악’ 소리가 저절로 나면서 허리를 펴기 힘들었다. 심지어 운전을 할 때도 우측 엄지발가락이 저린 증상으로 장시간 운전이 힘들었다. 최근 좋은 치료 경험이 있었던 본원에 내원해 X-ray 촬영 후 입원해 허리 MRI 촬영을 의뢰했다. MRI 촬영 결과 추간판 탈출증, 즉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그 후 도수치료, 물리치료, 약침치료, 침치료를 적극 시도했다. 4주 정도 입원과 통원 치료로 현재는 그렇게 괴롭히던 허리 통증의 정도가 경감돼 즐거운 마음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갑자기 발생하는 허리질환은 병원에서 검사 후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흔히 발생하는 허리 통증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증상이 악화돼 내원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허리 질환은 ‘요추염좌’, ‘퇴행성 척추염’, ‘허리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골다공증과 골절’ 등 종류가 다양하다. X-ray 촬영, MRI 검사를 통해 골절 유무, 섬유륜 탈출 유무, 수핵 탈출 유무, 요추 협착증, 요추 뼈의 전방 전위증 등을 진단하게 된다. 환자 스스로 허리 통증을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문 의료인에게 증상을 설명하고 적절한 검사 후에 진단을 받아야 한다.

 허리 디스크는 반복적인 허리 통증의 지속과 회복을 통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진행되는 질환이다. 대개 사람들이 급성 요통을 앓고 짧게는 며칠 이내 길게는 한 달 이내에 회복과 재발을 반복하게 된다. 그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만성 요통으로 이행되고, 이러한 반복적인 미세 손상이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종판, 섬유륜, 수핵 구조)에 압력을 가하게 된다. 이후 만성적인 통증을 진료 차 내원한 병원에서 MRI 촬영 결과 디스크로 진단되는 것이다. 50대 이전 세대에서도 남성의 경우 허리 디스크 유병률이 5% 정도 된다고 하니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허리 디스크는 어떤 증상을 특징적으로 나타낼까? 요추는 5개 척추뼈로 구성됐다. 위치에 따라 L1, L2, L3, L4, L5로 위에서부터 아래로 넘버링을 한다. 디스크는 척추와 척추 사이를 연결해 주는 조직이며, 체중 부하 시 충격 흡수 역할을 담당한다. 척추뼈와 인접한 부위를 종판, 디스크의 외부를 싸고 있는 섬유륜, 내부의 젤리 같은 구조물인 수핵이 하나의 구조물을 형성해 충격 흡수 역할을 하게 된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렸다고 가정해 보면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높은 압력이 전달돼 종판이 손상되게 된다. 앞쪽으로 숙인 상황에서 큰 압력이 가해지게 되면 섬유륜이 후방으로 탈출되거나 심한 경우 수핵이 후방으로 탈출되면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들이 있게 된다. 신경을 압박해 통증(방사통), 감각 저하, 저림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한방 치료 역시 허리 디스크에 있어서 효과가 좋은 편인데, 한방 치료의 장점은 환자 개개인의 병력 청취 후 개개인 체질을 판별하고 허리 디스크가 생긴 원인을 파악해 치료 계획을 세운다는 것이다. 

 허리디스크 질환은 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에 과도한 무게 부담이 지속돼 국소 부위에 어혈이 잘 생기는 사람에게 호발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치료제에 국소 혈액 순환제인 한약재를 투여하게 된다. 동의보감, 요문(허리편)에 요통유십(腰痛有十), 허리 통증의 종류를 10가지로 나뉘어 ‘신허요통’, ‘담음요통’, ‘식적요통’, ‘좌섬요통’, ‘어혈요통’, ‘풍요통’, ‘한요통’, ‘습요통’, ‘습열요통’, ‘기요통’으로 분류한다. 현대의학과 대부분 일치하나 특이적인 부분은 잦은 성생활로 인한 신허요통과 술에 취하거나 배불리 먹고 성생활해 발생하는 식적요통, 사람이 뜻을 이루지 못하면 심혈이 성하지 못해 기가 막혀 허리가 아파 오래 서 있지 못하고 멀리 가지 못하는 증상인 기요통, 즉 성생활, 음식 과다 섭취, 스트레스를 허리 통증의 원인으로 본다는 점이다.

 한방병원에서의 치료는 양·한방 복합적으로 진행된다. 양방에서의 치료는 비스테로이성 소염진통제, 근육 신경 주사 등의 약물요법과 체외 충격파, 도수치료 등 물리치료 요법으로 이뤄진다. 한방에서의 치료는 약해진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한약 처방과 허리 관련 혈자리(신수, 요양관, 허리 협척혈 등)에 침, 봉침을 놓아 허리 통증을 조절하도록 돕는다. 이 외에도 복부를 따뜻하게 해 근육을 풀어주는 복부 쑥뜸치료와 약침치료 등을 통해 허리 근육 내 순환을 돕고 허리 가동 범위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백비한방병원 홍순박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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