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원·달러 환율이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에 올려지고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 탈원전 발전 정책 추진으로 누적된 전기요금의 압력이 최근 에너지 수급의 어려움에 요금 인상으로 물고를 트기 시작했다. 이달 1일부터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이 인상됐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올라가는 물가에 가세해 물가 상승 기세가 지속될 것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고 하니 앞으로 우리가 겪을 물가 상승의 파고가 만만치 않다.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은 금리 인상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달러 가치가 올라간다. 여기에 영국의 파운드화가 급격히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 강세에 일조해 일본의 엔화,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떨어져 취약한 통화들의 위기론이 거론된다.

정부는 25년 전과 다르다는 말을 하고 있지만, 급물살을 타는 환율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안전하지 못하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멈춘 것이 아니라 지속될 것이기에 대비가 필요하다. 연속 6개월 무역적자를 말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무역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나라에서 6개월째 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은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환율이 올라가고 부채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입물가가 오르고 이에 따라 전체 물가가 오르게 된다. 올라간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달러 보유고를 풀고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중심에서 국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고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대책을 찾야 하는 정치권이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야 양쪽 중 하나라도 위기를 수습할 생각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한데 눈앞에 이익만 보고 달린다. 

여야는 정쟁을 할 여유가 있는가. 전 세계가 만반의 태세로 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을 준비를 하고 있다. 사사건건 일희일비로 끓는 냄비처럼 달아오르지 말고 무엇이 중요한지 먼저 생각부터 하고 행동에 옮겨야 할 것이다. 고래(古來)로 정치 싸움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위기 앞에서는 정쟁도 자제해야 한다. 바다가 무서운 것은 잔잔하다가 갑자기 불어올라 손쓸 방법이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민생의 현실을 외면하는 정치는 있을 수 없다. 국내외가 고물가로 혼란스럽다. 물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금리도 올라 부채 부담에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한다. 하루하루가 버거운 현실인데 국회가 힘이 나는 소식을 전해 주지도 못한 상황에서 국정감사가 시작됐으니 또 얼마나 서로 물어뜯고 뜯기는 모습이 벌어질지 훤하다.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은 가려야 하겠지만 수위를 조정하고 시급한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때 준비하자. 경제는 물론 빈번하게 쏘아대는 북한의 미사일이 한반도 위기를 가중하는 만큼 우리가 헤쳐 가야 할 길은 험난하다. 코로나 사태로 부채가 없는 사람이 없을 만큼 가계나 기업이 위기의 상황이다. 작은 충격에도 휘청이는 상황에서 큰 바람이 불면 연쇄적으로 반응이 일어나 폭발적인 혼란에 이르게 될 수 있다. 주요 국가들이 자국의 기업들을 쓸어안는 이유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안전이다. 국가 안보도, 경제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늪에 빠져 있고, 달러 강세에 자국 통화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야는 눈앞에 위기를 방관하지 말고 일다운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정치권이 제대로 일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우면 국민들도 흔들린다. 총체적 위기 앞에 리더십이 아쉽다. 네 탓, 내 탓이 아닌 모두를 포용한 책임 있는 정치, 책임지는 정치가 필요하다. 한 걸음, 한 걸음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행보가 돼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시작은 지금부터다.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을 뚫어야 하고, 여소야대 속에서도 비책들이 나와 줘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국민을 위한 정책들이 구현돼 터전을 버리고 해외로 떠나는 일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는 믿음이다. 신뢰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면 웬만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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