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인천해양경찰서 방제과장
김종필 인천해양경찰서 방제과장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건너다 보면 썰물일 때 드러나는 드넓은 갯벌을 보게 된다. 한 폭 그림처럼 바닷물과 갯벌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이곳을 찾는 많은 내·외국인들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인천 연안은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강화도·석모도·영종도·무의도·영흥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산재했고, 섬 주위에는 조석간만의 차이로 조간대가 대규모로 발달했다. 특히 육지와 해양에서 유입된 미립질 퇴적물이 쌓여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서식처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하지만 인천 해역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빠르며 항로가 협소하고 암초가 많아 항해하는 선박들의 충돌·좌초 등 해난사고 발생이 우려된다. 항로상 주변에는 저유시설과 어장·양식장, 자연환경보전지역, 해수취수구, 관광지 등이 산재해 해양오염사고 시 큰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

해양경찰은 해상치안, 인명 구조와 더불어 선박과 해양시설에 의한 기름 유출 사고를 관리하며, 해양오염을 줄이고 깨끗한 바다를 가꾸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다.

인천해양경찰서 통계에 따르면 과거 5년간(2017∼2021년) 해양오염사고는 94건으로 연평균 19건이 발생했으며, 해양오염신고는 지난해 83건이 접수됐다. 지금까지 인천 해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오염사고는 1990년 7월 15일 유조선 코리아호프가 짙은 안개 속에서 다른 선박과 충돌해 벙커C유 1천500t이 유출돼 방제비용 등 108억 원의 손해배상액이 발생했다.

대형 기름오염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엄청난 해양오염피해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해양생태계 파괴 등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며 방제나 복구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오염사고의 사전 예방과 신속한 방제를 위한 사전 대비·대응 태세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천해경서는 해상에 기름이 유출되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제 작업에 나서고자 중소형 방제정 2척, 유회수기 8대, 오일펜스 2.2㎞, 유흡착재 5t 등을 보유하고 방제정 오일펜스 설치나 유회수기 가동훈련을 수시로 진행한다. 그리고 대형 기름유출사고 대비 민관 합동 방제훈련으로 관계 기관의 임무와 역할 점검 등 방제 대응체제를 구축한다.

또한 원거리 지역 오염사고를 신속히 대응하고자 어촌계를 중심으로 16개 해양자율방제대를 구성·운영하며 연 1회 이상 방제교육훈련도 진행한다.

대부분 사고는 작업자 실수이거나 소홀함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해경은 해상 공사장이나 장기 계류 선박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현장 지도·점검을 한다. 어선·상선 등 선박이나 육상에 설치된 기름저장시설에는 사고 예방 안전점검과 기름·폐기물 불법 배출행위를 감시한다.

이 밖에 육상 감시와 경비함정, 방제정을 활용한 해상 감시는 물론 헬기와 드론으로 항공 감시 활동도 벌인다.

바다는 국민이 살아가는 터전이자 국부의 원천으로, 국민은 바다에서 깨끗하고 안전하게 삶을 영위하고 행복을 누릴 권리를 가졌다. 해경은 전 직원 역량을 집중해 건강한 삶의 터전인 바다를 지켜 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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