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하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
김진하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

당뇨병은 미세혈관계에 병변을 일으키는 대사성 질환이다. 오랜 시간 고혈당 상태가 지속되면 신체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하는데, 가장 대표 증세가 실명을 유발하는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은 20세 이상 성인 시력을 손상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한국에서 40세 이상 당뇨 질환자 중 15.8%가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4.8%는 시력을 위협하는 심한 당뇨망막병증이 있다.

당뇨망막병증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병이 진행될수록 시력이 저하되고, 시야 흐림, 안구 통증 따위 증상이 발생할지 모른다. 당뇨망막병증에 따른 시력 손상은 주로 유리체 출혈, 황반의 견인망막박리, 황반병증으로 발생한다.

당뇨망막병증 원인은 계속되는 고혈당에 따른 모세혈관 손상이다. 이 때문에 허혈 손상이 생기며, 신생혈관 발생은 실명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당뇨망막병증 유병률과 중증도는 당뇨 ‘유병 기간’과 깊은 연관이 있으며, 만성 고혈당증, 고혈압, 임신, 사춘기, 신장 질환, 고지혈증도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당뇨망막병증은 망막혈관 누출과 폐쇄에 따른 특징 있는 구조변화를 직접 관찰하는 ‘안저 검사’로 진단하며, 이에 따라 중등도를 분류하고 치료를 계획한다.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시간을 정해 안압 검사, 전안부 검사, 세극등현미경검사, 안저사진, 형광안저혈관조영검사, 빛간섭단층촬영검사를 해 합병증 유무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혈당조절’이다. 이 말고도 혈압조절, 지질조절이 필요하다. 이후 중등도와 합병증 여부에 따라 약물치료, 레이저치료, 주사 치료, 수술을 시행 가능하다. 심각한 시력 손상 전에 레이저치료 또는 수술을 시행해 심한 시력상실을 막는 일이 중요하다. 먼저 ‘레이저광응고치료’로 심한 시력 손상 위험을 줄인다. 유리체출혈, 견인망막방리 같은 합병증이 생기면 시력 회복을 위해 수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여러 연구에서 당뇨망막병증에서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를 이용한 치료 효과가 보고된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는 안구 내 비정상 혈관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약물이다. 당뇨황반부종에서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유리체강 내 주입술’의 시력 개선 효과가 보고되고, 당뇨 망막 신생혈관에서도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가 도움이 되리라 기대된다.

당뇨망막병증은 중증도와 증상이 일치하지 않아 초기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모든 당뇨병 환자는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을 때 반드시 안과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모든 당뇨병 환자는 당뇨망막병증 임상소견이 없더라도 적어도 1년에 한 번 안과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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