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협 인천시 연수구의회 자치도시위 부위원장
박민협 인천시 연수구의회 자치도시위 부위원장

현수막은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가장 큰 주범 중 하나다. 여러 지자체, 홍보업체 등에서 가로수나 전신주 사이에 거는 현수막은 보기에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기 일쑤다.

실제로 2014년 송도국제도시에서 한 주민이 자전거를 타던 중 떨어진 현수막 줄에 걸려 넘어져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한 사례도 있는 만큼, 현수막으로 인한 사고는 비일비재하다. 끊어진 현수막이 지나가는 오토바이나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경우 대형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인명 피해뿐 아니라 현수막으로 인한 환경문제도 심각하다. 대부분 플라스틱 합성수지 재질에 유성잉크로 실사 출력하는 현수막은 매립해도 썩지 않는 골칫거리다. 

재생도 어렵고 썩지도 않는 현수막을 지나치게 많이 인쇄해 내거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의 거리에서는 현수막이나 벽보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최근 태국의 수도 방콕 도로변에는 현수막 대신 도시의 미관은 살리고 안전성은 확보한 LED 매체가 설치돼 영상광고가 재생되고 있다.

타 국가의 사례나 여러 문제를 고려해 봤을 때 현수막은 점차 사라져야 할 문화임이 틀림없다.

이에 연수구는 민선8기를 맞아 학교 주변 현수막과 전단 등 어린이 보행안전을 해치는 불법 광고물로부터 안전한 통학로를 확보하기 위해 연수구시설안전관리공단, 인천옥외광고협회 연수구지부와 민관 합동 불법 광고물 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을 통해 연수구는 무분별하게 부착된 현수막과 불법 광고 벽보·전단을 일체 정비하며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송도국제도시 일원에서는 행정력 공백이 발생하는 주말과 공휴일을 틈타 기습 현수막 설치를 강행하는 행태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개천절과 한글날 공휴일이 연이어 있던 연휴의 새벽마다 송도 거리 곳곳에는 현수막이 걸렸다. 구에서 이미 계고 절차를 거쳐 한 차례 과태료를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현수막 설치로 인해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철거인력이 연휴마다 동원되는 상황이다. 도시의 미관과 구민의 안전한 통행을 위해 선도적으로 움직이는 연수구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첨단 미래도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송도국제도시의 비전과 상충하는 불법 현수막 설치는 행정력뿐 아니라 혈세 낭비까지 초래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정책을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 민생을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일한다면 홍보 방식부터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방식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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