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SES 등 신세대 대중 가수들이 한국과 일본양국의 해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10대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BBC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BBC는 1990년대 후반 음악, 영화 등 일본 문화를 수입 개방하며 새로운 문화식민지가 될 것을 경계했던 한국의 우려와는 달리 양국이 월드컵의 공동 개최로 구원(舊怨)을 극복하고 쌍방향성 문화 교류를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월드컵 직전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가요 챠트 1위를 기록하며 일대 선풍을 일으킨 한국 가수 보아(16)가 이런 흐름의 대표적인 예.

보아는 타이틀곡 '넘버 원(No.1)'을 한국어와 일본어로 각각 녹음, 한일 양국에서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이에 대해 음반 및 비디오 제작자인 조수광씨는 "보아는 머라이어 캐리나 셀린 디옹보다 일본에서 많이 팔려 한국인들이 놀라워하고 있다"면서 "한국 가요 산업은 지난 10년간 급속히 성장해 이제 일본 밴드가 뮤직 비디오를 제작하는데 한국 감독을 선정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발전한 마케팅 기법도 한일 대중가요의 활성화에 한몫 하고 있다.

3인조 여성그룹 S.E.S는 그룹 결성전 이미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일본어, 영어 등에 능숙한 멤버를 전략적으로 선발한 것.

일본 음악인의 음반 역시 한국에서 좋은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재일 교포 3세인 DJ 토와테이(鄭東和)가 대표적인 경우. 그의 할아버지는 식민지 시대에 다른 수십만명의 한국인들처럼 일본에 강제 노역자로 끌려갔지만 그는 지금 한국계 일본인으로 이뤄진 다국적 밴드를 이끌며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다수의 신세대 한국인들에게 식민 시대는 먼 옛날 이야기로 피해의식 없이 일본을 동등하게 인정하고 있다.

서울의 대학원생 김수연씨는 "일본 사람들에게 나쁜 감정이 없다. 그러나 부모세대는 일본인들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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